金鍾文 세일정보통신 상임고문
전국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한 53개 케이블TV 사업구역의 홈패스율이 3월말현재 50%를 육박하고 있다. 올 연말에는 70%를 웃돌 것으로 예상돼 다시 한번 한국의 저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게 됐다.
경제대국인 일본 케이블TV망의 홈패스율이 24% 정도밖에 되지 않는 현실과비교해볼 때 기적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듯하다.
물론 단기간·대량공사에 따른 부작용 등으로 기술상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것을 솔직하게 시인하지 않을 수 없지만 광케이블과 동축케이블에 의한하이브리트형 케이블TV망은 정보 초고속도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이다.
한국의 케이블TV 환경이 미국과 동일하지는 않으나 케이블TV망의 다양한기능을 고도화, 새로운 수입원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미국 케이블TV업계를통해 우리의 가능성을 전망해 보는 것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먼저 변모하는 미국 케이블TV업계의 경영환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종합유선방송국(SO) 재무환경의 변화다. 시설투자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서비스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다. 여러개의 케이블TV 방송국을 거느리고있는 MSO와 SO와의 격차심화, 주식시장에서의 케이블주식 평가하락 경향 등이다.
두번째는 기술환경의 변화를 들 수 있다. 풀서비스, 네트워크 기술개발,직접위성방송(DBS)의 실용화를 비롯해 새로운 케이블TV 기술개발에 열중하고있다.
세번째는 경쟁환경의 변화다. 공중파TV 이외에 새로운 경쟁매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화·온라인 서비스 등 텔레커뮤니케이션 시장에서의경쟁도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 케이블TV업계의 새로운 수입원 개발 노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미국 케이블TV업계가 주력해온 마케팅 전략은 직접판매(호별방문·텔레마케팅)·직접우편·광고판매(TV·라디오광고·포스터 등 인쇄물)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공급업자나 지역기업의 협찬에 의한 신규가입자 확보 캠페인(시설비 특별인하, 유료채널 무료서비스, 환경, 범죄예방 등 지역사회와 관련된 공공목적) 등이었다. 이와 함께 총 마케팅 비용의 30%를 기존 가입자의해약 방지를 위한 고객유지비로 활용하며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의한 「로열고객제도」, 일정시간의 AS책임제인 「온 타임 보증제도」, 텔레마케팅 수준의 고객만족도 조사 등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케이블TV업계가 기대하고 있는 새로운 수입원은 페이 퍼 뷰(PPV)와주문형 비디오(VOD)다. 현재의 PPV 수입액은 전체 케이블TV 수입의 3.7% 정도지만 3년 후인 99년에는 VOD를 포함, 3천1백70만가구에서 27억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홈쇼핑시장의 수입도 만만치 않다. 홈쇼핑채널을 시청하고 주문한 일이 있다는 가입자가 지난 90년에는 13%였으나 지난해에는 18%로 늘어났으며 판매고도 94년의 28억달러에서 98년에는 54억달러로 급증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는 홈쇼핑 이용 가입자의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프린터 시설까지 해주고 있다.
1백75개 SO에 매월 50종의 게임을 공급하고 있는 세가 게임채널은 98년에48억달러, 케이블TV 전화는 10억달러, 인터네트 등 온라인 서비스는 2004년에 2백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폴 케이건 오소시에이트社는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케이블TV업계도 부가서비스 제공에 의한 수입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최근 전화사업이나 회선 임대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SO의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술개발이나 과학적인 경영전략 수립 등을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신규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케이블TV연구소 등 관련기관에서는 급변하고 있는 케이블TV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 가입자 확보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O의 새로운 수입원 개발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