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너를 통해 입력된 화상정보를 문자로 변환해 주는 문자인식소프트웨어(OCR)공급업체들이 무분별한 가격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자인식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당초 기대와 달리 OCR의 수요부진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60만∼70만원하던 OCR의 가격을 절반 수준도 안되는 10만∼30만원까지 낮추는등 출혈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합산컴퓨터는 소비자가격 70만원에 출시한 「아르미」의 가격을대폭 낮춰 현재 35만에 팔고 있으며 한국인식기술은 이달 말 내놓을 99만원짜리 전문가용 「글눈」과 비슷한 기능의 제품을 「학생판」과 「판매점용」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55만원, 11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삼홍시스템과 주노시스템도 30만∼60만원대의 「뉴로 OCR」과 「스피드 리더」의 가격을 대폭 인하하기로 하고 적정가격을 산정중에 있다.
현재 이들 업체는 가격인하와 별도로 HP, 에이서, 엡슨, 무스텍 등의 중저가 스캐너공급업체에게 제품을 공급, 스캐너와 함께 판매하는 번들판매를통해 수요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번들제품의 경우 정품에 비해 일부 기능이 제한돼 있고 정품 가격의 수십분의 일 가격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수요확대에 따른 매출증대에 별도움이 되지 않을 뿐아니라 정품의 업그레이드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OCR의 판매부진에 따른 업체간의 가격경쟁이 시장형성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그동안 제품개발에 의욕을 보이던 업체들의 의기를 꺾어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진데이타는 94년말 출시키로 했던 「아이큐」개발을 시장 미성숙과기능 보완의 이유로 내년으로 미루는 등 현재 OCR의 출시를 연기하거나중단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우기 한글문자 구조의 복잡성으로 그동안 우리만의 영역으로 인식되어오던 문자인식소프트웨어시장에 일본과 중국 업체들의 진출이 구체화하고 있고삼성, LG를 비롯한 대기업도 문자인식소프트웨어 개발참여를 서두르고 있어 중소OCR개발업체들의 경영상의 어려움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