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떼지어 해외로"..위험부담 줄이고 경비도 절감

부품업체들의 해외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동종 또는 관련업체들사이에 합작을 비롯한 컨소시엄 형태로 해외진출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삼진 등 사출업체 3개社가 합작해 SSD플래스틱社를 설립, 멕시코에 진출한 것을 비롯해 기화정밀 등 5개社가 영국에, 인창전자 등 4개社가 중국에, 대륭정밀과 대덕전자가 필리핀에 각각 합작진출했고, 인창전자 등 4개社는 복합공장 건설을 통한 중국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등 컨소시엄 방식의 해외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컨소시엄 방식의 해외진출은 합작과 시설의 공동이용 등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투자비용의 상호분담을 통해 위험부담을 줄이는 한편 시설의 공동활용을 통해 현지공장 운영에 필요한 각종 경비를 절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진·성지산업·대희전자 등 사출 및 하네스업체 3개社는 33% 내외의 비슷한 지분으로 합작해 SSD플래스틱社를 설립하고 멕시코에 진출, 지난해부터커넥터 등 사출물을 본격 생산하고 있다.

기화정밀·대성정밀·보원정공·삼원정공·정수금형 등 5개 사출 및 금형업체들도 우원통상이란 합작법인을 설립, 지난해말 영국에 진출했다. 우원통상은 지난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달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으며, 영국에 진출한 외국회사로는 최단기간내에 라인을 가동하는 기록을 세우면서 현지언론에 크게 소개되기도 했다.

PCB업체인 대덕전자와 위성방송수신기 등 세트업체인 대륭정밀은 기존 대륭정밀의 필리핀 PCB공장에 대덕전자가 자본참여하는 형태로 51 대 49의 지분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양사가 합작설립한 「대덕필리핀」은 추가설비투자를 거쳐 하반기부터 범용 PCB를 중심으로 본격 양산, 대륭정밀의 필리핀공장과 동남아시장에 공급할 계획인데 대덕의 PCB 생산노하우와 대륭 현지공장의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를 결합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인창전자·보암산업·보성하이테크·세일반도체 등 트랜스 및 코일을 생산하는 4개社는 합작은 아니지만 중국 천진지역에 약 2천평 규모의 부지를 공동매입한 후 복합공장을 짓는 형태의 공동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4개사중 중국에 현지공장을 갖고 있는 인창전자나 보암산업은 이 복합공장을 물류시설로, 세일반도체 등은 현지공장으로 활용할 계획인데 식당·건물 등의 부대시설은 공동으로 사용해 경비를 줄인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태일정밀도 중국 하얼빈에 대규모 공장부지와 공장시설을 확보하고단독으로 중국진출이 어려운 국내 중소 전자부품 업체들의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컨소시엄 업체들간의 불협화음에 따른 경영권 분쟁만 없다면 해외투자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는 매우 바람직한 방법』이라는 반응이다.

〈이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