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이 최고의 밑천" 연구원 창업 부쩍 늘었다

프린터분야 국내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큐닉스컴퓨터는 한국과학기술원 전산전공 박사 제1호인 이범천씨가 지난 81년 9월에 3천만원의자본금으로 설립한 회사로 창업 14년만에 매출액 1천억원을 웃돌고 있으며현재 기업공개를 목전에 두고 있다.

같은 학교출신인 이민화씨도 85년 메디슨이라는 초음파진단기회사를 설립해 창업 10년만에 이 분야에서 세계 굴지의 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경쟁하고 있다.

이 두 회사의 공통점은 기술 하나를 밑천삼아 성공했다는 것인데 이들처럼연구원들이 연구소에서 연마한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있다. 연구소측도 연구원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나섬으로써 연구원들의창업열기가 대덕연구단지의 새로운 풍속도가 되고 있다.

연구원들의 창업실적이 비교적 저조했던 생명공학연구소도 4일 환경보전형유기질 비료제조기술을 자체 개발, 이것을 기업화하려는 구본탁 선임연구원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올해 역점사업으로 연구원들의창업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생명공학(연)에 따르면 미생물분자 유전학연구부 소속인 구연구원은 유기질비료제조기술을 자체개발하는데 성공했고 이 제품을 사업화하기 위해 (주)한국미생물기술(가칭)을 설립할 계획이라면서 연구소는 구연구원을 연구원창업 2호로 지정해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구연구원은 사업1차년도인 올해부터 연간 10만개의 다양한 토양미생물을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구연구원의 창업이 정부의 환경농업정책에 부응해 화학농약과 비료의 사용을 줄이는 한편 시장개방에 따라 늘어날 외국제품의 유입에대비한 사업이라고 판단해 이 사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생명공학(연)의 연구원 창업 1호는 지난 93년 8월 DNA종합효소등을 생산하는 (주)한국생공을 설립한 박한오연구원이다. 연구원 창업은 과학기술처가권장하고 있는 사업으로 생명공학(연)은 자체 연구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창업하려는 연구원에게 3년간의 휴직을 허용하면서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한편 과학기술처자료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출신 연구원들이 큐닉스컴퓨터·메디슨외에도 휴먼컴퓨터·퓨처시스템 등 18개 회사를 설립해 연구원 창업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공학연구소도 이은숙씨가 84년 연합정보서비스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하이퍼테크·현민시스템·핸디소프트 등 12개사가 설립했다.

<서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