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戰後 기업에 관한 한 큰 것이 아름다웠다. 기업에 규모가 가져다 주는 이점은 공급자와의 거래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힘, 그리고 작업을 표준화할 수있는 능력이다. 대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익을 얻어 호황을 누렸다. 그렇지만 최근 시장이 급속하게 변해 대기업들의 생존은 매우 어렵게됐다.

소비자들의 취향은 다양해지고 수요의 대부분은 신규 수요보다 대체수요가차지한다. 성숙기 시장일수록 이러한 추세는 뚜렷이 나타난다.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시대가 지나가 버리면 대량생산의 이점도 소멸한다.

TV·VCR·냉장고 등 가정에 거의 1백% 보급돼 있는 전통적인 가전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은 특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가전업체들끼리 시장점유율 경쟁을 하더라도 총수요가 늘지 않아 매출도 큰 변동이 없고가격만 내려간다.

그 결과는 매출금액이 감소하고 이익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적자로 이어진다. 이쯤되면 규모의 장점보다 부정적인 면이 두드러지게 된다.

관료주의의 경직성, 느린 의사결정, 기업가 정신의 결여, 고객과의 거리감등은 기업 파괴의 씨앗으로 작용한다. 소규모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대기업들만큼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정교한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정보통신의 발달로 국제적인 영업활동을 추진할 수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그래서인지 최근 거대한 기업체로 성장한 국내 전자3사가 구조조정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그런데 전자3사는 인력이 오히려 종전보다 더 증가해 덩치가 커졌다고 한다.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J E 안드리에센 네덜란드 경제장관은 「21세기예측」이라는 책에서 『공룡과 같이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할 수 없는 기업은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며 오직 카멜레온처럼 유연한 기업들만이 살아 남을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제 기업들에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있는 능력을 어떻게 갖추느냐이다. 덩치가 크면서도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슈퍼 기업」이 과연 한국에서 탄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