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업용 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이 사상 처음으로 원판(CCL)업체들에게 CEM1/CEM3·FR4·틴코어 등 에폭시 계열의 산업용 PCB원판 가격인하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大德전자·LG전자·三星전기·코리아써키트·새한전자 등 산업용 PCB업체들은 현재의 원판가격으로는 더이상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보고 최근 斗山전자·코오롱전자·韓國카본·新星기업 등 원판 4社에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일제히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PCB업체들은 이 공문을 통해 『지난해 4월과 9월 두차례에 걸쳐 11~13%씩 25% 이상 에폭시원판 가격이 인상돼 1차 인상분에 대해서는 세트업체와의협의 끝에 일부 PCB공급가격을 조정, 보전받았으나 2차 인상분은 전혀 고려되지 못한 상태』라며 현실적인 수준의 원판가격인하를 강력히 촉구했다.
PCB업체들은 특히 『세트업체들이 소폭의 제한적인 1차 가격조정 이후 2차 가격 재조정은 커녕 최근에는 PCB공급가격을 오히려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자체 원가 흡수만으로는 이미 한계수준을 넘었다』며 원판가격인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구매선을 해외로 전환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이에따라 국내 양대 PCB원판업체인 두산전자와 코오롱전자는 지난달 말각각 PCB업체들과 잇따라 협의를 갖고 PCB업계의 당면한 어려움을 받아들여 조만간 원판가격을 소폭 인하조정해 주기로 긍정적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판업체들이 에폭시원판의 핵심소재인 국제 얀 시세의 강보합세와원판의 최종 수요처인 해외 글라스패브릭업계의 공급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이유로 가격 인하율을 원판 구매량에 따라 차등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적지않은 분쟁이 예상된다.
한편 그동안 PCB업체들은 대기업인 원판업체와 세트업체들로부터 통보식의 일방적 가격조정을 받아왔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PCB업체의 요구에의한 원판가격인하가 이루어질 경우 PCB관련 전후방업계의 가격조정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