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연중기획 SW산업을 살리자 (9);그룹웨어 부문

그룹웨어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조직원간 정보흐름을 원활하게 해 협업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소프트웨어다. 일반 사무용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개인 작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반해 그룹웨어는 관공서·기업 등 조직 구성원들 사이에서 업무 정보를 주고받고 생산성을 높이는데 최대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그룹웨어는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네트워크를 통해 각종 문서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전자우편을 대표적인 기능으로 꼽고 있다.

그룹웨어는 기술발전 정도에 따라 대체로 3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는 80년대 후반에서부터 90년대초까지 보급된 전자우편을 중심으로 한 것으로 가장초보적인 형태의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그룹웨어와는 달리 호스트중심의 컴퓨팅 환경에서 사용했으며 사용이 불편한데다 기간업무 시스템과는별도로 사용해 업무생산성 향상 효과는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2단계 그룹웨어는 전자우편과 전자결재 시스템을 결합한 제품으로 93년부터 지난해까지 활발하게 보급이 이뤄졌다. 호스트 컴퓨팅 환경에서 사용했던1세대 제품과는 달리 근거리통신망(LAN) 기반의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에서사용한 것이 특징이며 주로 최고 경영자들의 의지에 따라 전자결재 위주로시장을 형성해 나갔다.

지난해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제품이 전자우편과 결재는 물론 표준문서양식관리, 그룹일정관리, 전자게시판, 팩스서버 등 각종업무용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통합한 이른바 통합형 그룹웨어로 3단계에 해당한다.

3단계 제품은 작업그룹간 또는 작업그룹 단위인 워크그룹 내 협동작업 도구로서 그룹웨어 본연의 역할에 비교적 충실하다고 볼 수 있다. 기간업무 시스템과 연계하거나 그룹웨어를 이용해 전자문서교환(EDI), 광속거래(CALS)시스템과 연결해 기간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이 단계 그룹웨어의 공통된 특징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이 극심한 침체국면을 맞고 있는데 반해 그룹웨어 부문은 올해 성장세를 낙관하고 있는 몇 안되는 소프트웨어분야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기업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그룹웨어가 조직의 업무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룹웨어 구축의 기반이 되는 LAN과 클라이언트 서버 컴퓨팅 환경이 폭넓게 보급됐다는 점도 올해 그룹웨어 시장을 밝게 보는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그룹웨어 시장 규모는 업체의 입장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지난해보다 약 1백% 정도 성장한 6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업계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배경에서 나온 전망이다. 일반 사무용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이 잇따른 번들판매와 불법복제로 신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단히고무적인 시장전망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그룹웨어 시장의 대폭적인 성장세를 반영, 소프트웨어 공급업체간 시장경쟁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 시장에제품을 내놓고 있는 업체는 핸디소프트·나눔기술·로터스코리아 등 20∼30여개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관련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으나 한글과컴퓨터·마이크로소프트·대우정보통신 등 대형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시장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참여 업체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그룹웨어 시장의 한 가지 재미있는 특징은 기술력에서 한 발 앞선 외국업체들이 대부분 이 시장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핸디소프트·나눔기술등 국내 업체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대부분 국내 기업들이 외국과는 달리 복잡한 결재시스템과 정형화된 서류양식을 요구하는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어 이 문화에 익숙지 못한 외국 업체들이 적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그룹웨어 시장에서는 핸디소프트의 「핸디*오피스」를 선두로 나눔기술의 「워크플로우」, 수퍼스타소프트웨어의 「수퍼클래스」, 포스데이타의 「마이포스」 등 국산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외국제품 의 경우 로터스코리아의 「노츠」시리즈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두각을나타내는 제품이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과 그룹사들이 세계화를 지향하면서 결재문서를 비롯한 각종 서류양식과 업무흐름에서 구미 기업과 비슷한 형태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안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올해 국내 그룹웨어업체들이 최대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최근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EDI·CALS·인트라네트 등 새로운 정보시스템과 효율적인 연계수단을 개발해 그룹웨어를 전사적 업무생산성 향상도구로 발전시켜나가는 방안이다.

특히 국내 그룹웨어업체들은 인터네트를 사내 업무에 활용하는 인트라네트에 대한 국내 기업의 관심이 증대함에 따라 이 시장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한편 효율적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인트라네트에 대한 대응은 외국 소프트웨어업체들이 한 발 앞선 상황으로로터스코리아의 경우에는 최근 발표한 「노츠 R4」에 인터네트 접속을 위한「인터노츠 웹 내비게이터」 및 「인터노츠 웹 퍼블리셔」 등 인터네트 검색및 접속을 제공해 그룹웨어를 인트라네트 기반소프트웨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그룹웨어업체들은 인트라네트 시장에 대한 대응에 좀더 신중한 자세를 보이며 별도의 웹 검색도구 등을 자체 제품에 탑재해 인터네트와 접속수단을 마련하는 수준에서 만족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국내 그룹웨어 시장 1, 2위를 달리고 있는 핸디소프트와 나눔기술을 꼽을 수 있으며 핸디소프트의 경우에는 그룹웨어 주력제품인「핸디*오피스」를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CALS 구현을 위한 기반 소프트웨어로 자리잡게 한다는 계획이다. 또 나눔기술은 지난해 미국 EDI 소프트웨어업체를 인수해 CALS에 앞서 EDI 기술을 구현, 단계적으로 안정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갖고 올해 「워크플로우」에 EDI 기술을 접목시키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최근 국내 그룹웨어업체들이 이처럼 새로운 기술동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올해를 기점으로 주요 그룹웨어 제품들은 그동안단위 부서간 협업을 도와주는 도구에서 전사적 업무를 지원하는 엔터프라이즈웨어, 국제 기업간 거래를 지원하는 전자상거래(EC)의 기반 소프트웨어로발전하는 단계에 진입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