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부터 자동판매기 커피값이 지역별로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홍익회나 지하철 등에 위치한 자판기 커피값의 경우 1백50원하던 것이 2백원으로,2백원하던 것이 2백50원으로 인상됐으며 서울시내 보라매공원·석촌호수 등5개 공원지역에 설치된 자판기들도 가격을 인상했다.
이러한 자판기 커피값 인상은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와 자판기 운영업체가 합의하에 공동추진한 것으로 궁극적인 목표는 자판기 수요창출이다. 그러나 커피값을 올리는 것이 과연 자동판매기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자판기 커피값 인상이 최근 계속되고 있는 자판기 수요부진, 특히 커피자판기의 수요부진이 운영업자의 마진율 저하에 기인한다고 판단한 협회가운영업자 또는 운영업체와 협의, 인상에 나선 것으로 가격이 현실화되면 커피 판매에 따른 마진율이 높아지고 커피자판기의 채산성도 개선돼 결국 자판기 구매력도 증가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자판기 운영업자들이 신제품보다는 중고자판기를 구입,개조·보수해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주장은 나름대로 타당성을갖고 있다.
자판기 협회가 지난해 한 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커피자판기용 커피값의적정가격 산정내역을 보면 국세청 표준소득률에서 인정하는 청량음료에 대한적정 이윤 13.8%를 기준으로 했을때 잔당 1백50원일 경우는 판매하면 할수록적자가 누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잔당 2백원으로 책정했을 경우에는 6천7백잔이 판매돼야 기업의 적정이윤인 13.8에 도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하루 평균 2백잔 가량을 판매하는 기계의 경우 커피값이 2백원이어서는 기업의 적정이윤에 못미친다는 것이며 이에따라 커피값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이같은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업계 일각에서는 커피값 인상이 자판기 구매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외부에설치된 자판기의 위생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데다 가격마저 인상되면 잔당 이윤은 늘어나겠지만 이용자가 줄어들게 돼 결국 채산성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주장이다.
더욱이 위생측면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캔커피가 4백원∼5백원대에 자동판매기에서 판매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커피값을 인상한 것이 자칫 자판기수요를 반감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커피자판기의 설치장소에 따라서, 또 커피자판기라고 하더라도 다른 온음료도 취급되고 있으므로 커피의 판매율이 얼마나 되는지 등에 따라 이윤구조가 다르므로 운영상태를 기준으로 자율적 인상을 추진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쨋든 자판기 커피값은 연초부터 줄줄이 인상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형운영업자뿐만 아니라 개인 업자들도 커피값을 인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커피값 인상이 자판기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