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용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의 수급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1일 관련 유통업계에 따르면 윈도95와 대용량의 각종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보급이 크게 늘면서 기가바이트(GB)급 HDD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있으나 공급물량은 한정돼 있어 구득난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HDD 전문점인 용산전자상가 D사는 지난해말 한달 평균 1백여개가 팔리던1.08GB와 1.27GB 등 G급 제품이 지난달 2백개이상 판매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지난 10일까지 70여개 판매되는 등 수요가 크게 늘어 제조업체에게 4백개의 HDD를 발주했으나 절반수준인 2백여개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필요한 제품을 주문하고도 3∼4개월 정도 기다려야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또 강남 서초동의 S대리점도 그동안 월 평균 50개 정도 판매했으나 최근 G급 제품을 찾는 고객이 2배로 늘어남에 따라 공급업체에 주문량을 배가시켰으나 주문량의 70%정도밖에 배정받지 못했다.
지난해 중반부터 시작된 HDD의 수급불균형은 HDD업체들이 PC수요 증가에맞춰 GB급 생산량을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칩 등 핵심 관련부품의 부족으로 수요 증가분만큼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비롯하고 있다.
더구나 HDD업체들이 생산라인을 증대해 풀가동하고 있으나 HDD의 주력제품이 MB급에서 GB급으로 급선회하면서 생산라인 변동에 따른 생산수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수급불균형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월 2만원 정도씩 계속돼온 HDD의 가격하락폭이 점차 줄어 GB급 제품의 경우 올해들어 월 1만원 정도로 낮아지고 있다.
올해 국내 HDD 시장규모는 전년도 1백60만대 수준에서 25%이상 늘어난 2백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생산량은 최대 15%정도 증가에 그칠것으로 보여 수요초과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HDD의 수급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될 경우 일부업체의 사재기나 저질 수입품의 국내 유입으로 유통질서에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영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