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의 사각지대나 다름없는 비디오게임기용 소프트웨어시장에 뛰어든지 1년밖에 안된 한 중소개발사가 자체 인력과 기술로 외산제품과 견주어 손색이 없는 국산 3DO 게임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신즈 디자인 컨설턴트 그룹(신즈데코)」. 그래픽디자인분야에서는 제작능력이나 매출규모면에서 국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지만 게임쪽에서는 아직 낯선 이름이다.
이 회사가 게임업계에 이름이 알려진 것은 지난해 5월. 멀티미디어사업에뛰어든 지 2달 밖에 안된 풋내기 기업으로 20여 社에 이르는 쟁쟁한 게임개발업체들을 따돌리고 당당히 LG전자 3DO 게임소프트웨어 개발협력사로선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이 회사는 이내 잊혀진 업체가 됐다.
그럴 것이 멀티미디어사업본부를 새로 설립하고 LG전자의 서드파티가 된이후 1년여 가까이 되도록 단 한편의 작품도 시장에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이 회사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32비트 비디오게임기인 3DO 게임소프트웨어를, 그것도 국내에서는 보기드문 방대한 스케일의전략 롤플레잉 시뮬레이션 게임을 1백% 자체 기술로 개발을 끝냈다.
「배틀 블루스」로 정식 이름이 붙은 이 게임은 2010년을 배경으로 테러와국지전으로 가득한 냉혹한 현실에서 자신의 꿈을 지켜나고자 하는 용병들의우정과 배신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와 튼튼한 스토리가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기존의 롤플레잉이나 시뮬레이션 게임이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지 않은반면 이 게임은 화려한 애니메이션 그래픽과 30분 이상의 동화상,그리고 배경음악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마치 한 편의 전쟁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준다.
신즈데코는 LG전자를 통해 5월께 3DO버전을 내놓은 뒤 하반기에는 PC용 버전을 새로 제작해 게임소프트웨어 시장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신즈데코는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에 머물지 않고 종합 멀티미디어업체로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교육과 오락을 합친 에듀테인먼트, 정보와 오락을 겸비한 임포테인먼트분야의 CD롬 타이틀을 개발하고 나아가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엔지과 관리시스템등 점차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멀티미디어사업본부를 출범시키면서 각분야의 전문 인력 11명을 새로 영입했으며 그래픽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금의 대부분을 새로운 장비도입과 기술개발분야에 쏟아부었다.
『정보전달체계가 종이에서 멀티미디어(디지털)매체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준비를 해야지요.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몇년후엔 더 힘들어 질 게 아닙니까. 그러나 결코 서두를 생각은없습니다』
기존 사원들의 적잖은 반대에도 불구, 직원들을 설득해 멀티미디어사업본부를 설립한 김인식 사장은 『게임소프트웨어 개발등으로 대별되고 있는 멀티미디어 사업이 당장은 수익성이 없지만 앞으로 몇년간 이 분야에 지속적인노력과 투자를 쏟아붓는 다면 수년내에 그래픽사업보다 훨씬 전망있는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또 『당장 사업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 대충 돌아가는 게임이나 타이틀을 만들고 싶진않다』며 『그래픽사업부에서 멀어들인 돈을 다 쏟아붓는한이 있어도 제대로 된 게임과 타이틀을 한 편씩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