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 영상산업을 이끄는 사람들-대우 鄭周浩부사장

『우리 영화산업은 제작·배급·시설 등 모든 부문에서 경제규모나 소비규모에 걸맞지 않게 뒤떨어져 있습니다. 이같은 문제점이 해결돼야 우리 영화산업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대우 영상미디어부문을 이끌고 있는 정주호 부사장(51)은 국내 영화시장의낙후성을 이렇게 지적하면서 대우가 앞으로 극장시설 및 운영방식과 영화제작시스템을 한단계 높여 우리 영상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발빠른 추진력으로 짧은 기간에 대우의 영상사업기반을 구축한 정부사장을만나 대우영상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정부사장과의일문일답.

영상사업부문이 대우전자에서 (주)대우로 이관된 배경은 무엇인지요.

▲영상사업의 성격상 제조업체인 대우전자보다는 대우에서 맡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내 비즈니스만를 보고 사업을 전개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전세계에 진출해 있는 대우의 네트워크를 활용, 일반상품을 수출하듯이 우리의 영상물을 수출하기 위해서입니다.

2000년까지의 야심찬 영상사업 중장기전략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선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재원을 확보할 예정인지요.

▲오는 2010년까지 영상사업에 1조6천억원이 투자됩니다. 외부에서 투자재원의 절반을 차입하고 비즈니스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나머지 반을 충당할생각입니다. 현재 금리가 하향추세여서 외부자금의 차입은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사업수익으로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것인데 효율적인 경영으로 사업성과를 달성하면 투자재원은 무리없이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현재 경쟁기업들이 앞다퉈 해외영화사들과 제휴하고 있습니다. 대우의 해외진출계획은 어떻습니까.

▲미국의 중견독립프로덕션인 오리온(ORION)사와 MPCA사 등과 제휴, 합작영화를 만들기로 했는데 오는 5월부터 MPCA사와 영화 1편을제작합니다. 앞으로도 메이저에 버금가는 회사와 협력, 영화를 제작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한편 한국에서 활용할 생각입니다.

해외진출과 관련 동구권의 국가들이 영화제작과 관련된 인프라를 잘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갖고 있는 대우입장에서 이같은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을 있는지요.

▲동구권 영화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했는데 제작설비·감독·시나리오·배우 등의 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폴란드·체코·유고등이 상당한 수준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국가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현재 폴란드와는 50대50으로 투자, 합작영화를 제작키로 합의했습니다.

영화사 설립계획은 있으신지요.

▲법적인 문제로 인해 해외영화의 수입시 영화사 명의로 대명해서 수입하고 있는데 따른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 아닙니다. 따라서 영화사를 설립하는것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확정을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결론을 내릴 생각입니다.

경영여건이 어려운 케이블TV사업의 정상화시점을 언제로 잡고 있는지요.

▲모든 케이블TV업체들이 어려움을겪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는 오는 98년이면 매출 5백억원을 달성,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초 5년이 지나야 손익면에서 균형을 이룰 것으로 판단했으나 이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음반사업의 육성에 대해선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요.

▲세음미디어를 설립해 지난 94년부터 음반사업을 시작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자체제작한 음반을 출시하는 등 활발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생각이어서 빠른 시일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봅니다. 최근 작곡가 김형석씨와 독점계약을 체결하고 가수를 선발, 가요음반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팝송과 클래식분야의 앨범을 내놓기로 하고현재 국내외 유명가수들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우일영상과 세음미디어를 통합할 계획이신지요.

▲현재까지 두 회사를 통한 비디오판매사업은 성공적입니다. 마케팅도 활발해 국내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5%에서 올 1·4분기에는 36.5%로 높아지는등 비디오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 회사를 통합하기보다는 현 체제대로 유지해 나갈 생각입니다.

대기업의 영상사업진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는 경제규모 12위, 영화소비국 6∼7위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제작·배급, 극장운영 등 영화관련 비즈니스는 50∼60년대 이후 전혀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보다 훨씬 뒤진 국가들도 쉽게 영화를 제작해 배급할 수 있는데 반해 우리의 경우 제작자가 영화를 상영하려면극장주를 만나 협의해야할 뿐 아니라 수금하거나 뒷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극장시설도 경제규모에 비하면 형편없고 운영시설·경영방법도 개선되어야할 부문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따라서 영화사업 전 부문에서 신속하고 능률적이며 공정하게 이루어진 시스템을 갖추려면 대기업들이 진출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우리 대우도 이같은 시스템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생각입니다.

이 점과 관련 대기업들이 인력양성·제작시설 등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인력과 제작설비에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특히 제작과 관련 후반작업 부문에 대한 설비투자는 꼭 필요합니다. 대우는 영상사업의 노하우를 파악, 익히게 되면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준비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경쟁사에 비해 대우의 강점은 어디에 있는지요.

▲창조적인 스태프가 많을 뿐 아니라 사업분야가 수직적으로 통합되어 있는 점입니다. 특히 우리영화 제작과 비디오공급에서는 다른 어떤 회사들보다경쟁력 있게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철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