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슈나이더-록웰, 한국 산전시장 각축전

국내 산전·중전기 시장을 놓고 미국과 유럽을 대표하는 프랑스 슈나이더그룹과 미국 록웰그룹이 펼치는 예측 불가능한 승부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초기에는 논리연산제어장치(PLC) 등 공장자동화 관련 제어기기 시장에서국지전 형태로 접전을 벌인 이들 두 그룹의 대결은 최근들어 산전·발전·중전기 분야는 물론 방산분야로 확전됐으며 올들어서는 한국내의 현지법인을흡수·통합하고 대대적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영업망을 확충하는 등 전면전으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자동차 관련 공장자동화기기 수주전에서 혼전을 거듭했으며올들어 서로 시장을 평정하겠다고 장담하는 이들 양 그룹의 격돌은 미국과유럽의 자존심 대결일뿐 아니라 산업기반이 취약한 국내업체들에게도 큰 위협이 되고 있어 승부결과가 주목된다.

슈나이더그룹은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두고 머린저린(중전기부문), 스퀘어-D(자동화기기), 텔레메카닉(계장분야) 등 산전 및 중전기 업계에서 쟁쟁한업체들을 계열사로 두고 있으며 지난 94년에는 미국 자동화기기 관련업체인모디콘을 흡수한 독일 AEG그룹과 합병, 산전·중전기기분야에 이어 방산분야까지 진출한 거대기업이다.

한국시장은 현지법인인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한국ASA(모디콘), (주)텔코등을 통해 수배전반부품, 중전기관련제품과 PLC, 인버터 등 자동화기기,공작기계용 CNC, 초고압 계장부품, 초고압 전력선,발전기 등을 공급해 왔으며 항공관련 방산분야의 진출을 서둘러 왔다.

지난해 한국시장에서의 매출총액은 4백억원.

슈나이더그룹은 연초 총 자본금 1백억원규모의 슈나이더코리아(1백% 단독출자)를 설립하고 이들 자사 그룹 계열사의 한국내 현지법인을 통합했다.

슈나이더그룹은 한국 내 사업조직을 PLC사업부문, 산업제어부문(I/C), 강전부문(E/D), 제3국 수출부문, 아프터서비스센터(A/S), 교육센터 등으로 구성하고 국내 유통망을 50여개로 확대해 PLC와 계장부품 등 자사 제품을 판매토록 할 방침이다.

슈나이더그룹은 특히 한국현지법인의 현지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아래1차로 70만달러를 투입, 오는 6월부터 ACB차단기의 한국내 부품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올해 한국내 매출 목표는 4백50억원. 오는 2000년까지 매출규모를 1천5백억원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록웰 인터내셔널은 미국의 대표적인 방위산업체인 록웰社이 자회사 록웰인터내셔널은 기존 방산판매법인에 이어 자사의 대표적인 자동화 전문계열사인 알랜브래들리(AB)를 내세워 한국 산전시장 및 중전기기시장의 공략키로하고 미국의 자동화기기전문업체인 릴라이언스(Reliance)사의 한국내 사업부문을 연합전선으로 부터 인수, 1백% 현지법인인 록웰 오토메이션 코리아로대폭 확대했다.

9월말 결산법인인 록웰 오토메이션 코리아 96년 회계년도의 매출목표를 전년보다 32.0% 늘어난 3백억원으로 책정했으며 매출액을 오는 2천년까지 연평균 26.2%씩 끌어올려 수주 5백30억원, 매출 5백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록웰그룹은 이 현지법인을 통해 AB사의 PLC, 입출력모듈, 바코드장비, 수치제어장치(CNC) 머신비젼 이외에 모터 드라이버, 모터 컨트롤러, AC/DC서보모터등 총 36만종에 이르는 자동화 기기 및 부품의 한국내 공급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록웰그룹은 한국 현지법인을 지난해 말 서초구 포이동으로 확대 이전하고영업전담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올들어 쌍용정보통신등 시스템 통합(SI)업체들을 협력업체로 추가로 선정, SI협력업체수를 올해말까지 20여개로 늘릴방침이다.

록웰 그룹은 현지법인의 조직을 AB사업부문과 릴라이언스사업부문으로 나누고 기존 유통망 및 협력업체들과는 별도로 릴라이언스부문의 제품을 취급할 협력사를 6개 이상 확보, 릴라이언스 사업부문의 매출을 올해 40억원이상올릴 계획이다.

지금까지 두 그룹은 국내 시장에서 모디콘과 알랜브래들리를 내세워 PLC와제어기기 등 자동화분야의 각종 프로젝트입찰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다.

특히 이들 그룹은 한국시장 영업확대를 위해 자사연수단을 파견하는 가 하면 국내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자사 공장시찰 등을 추진중이다. 지난달에는슈나이더그룹이 연수를 명목으로 대규모 자사 직원을 한국에 파견, LG산전·현대자동차 등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록웰그룹도 거래선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중 미국 본사공장 방문 및 세미나 행사를 마련하는 등 영업외적인 경쟁도 강화하고 있다.

슈나이더 코리아측은 『올들어 현지법인 통합으로 록웰그룹의 약점인 중전기기분야와 발전기분야 등 강전분야의 시장공략이 가능, 공급분야 및 기종이 다양해 진 슈나이더그룹이 다소 앞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반면 로크웰 오토메이션코리아측은 『슈나이더가 공급하는 기종은 이미 오래전에 다개발돼 록웰이 공급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다만 시장이 성숙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정밀자동화분야와 중전기기·발전·방산분야에서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외국 거대그룹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본격적인 가격경쟁에 돌입할 경우 브랜드이미지, 제품신뢰성, 가격경쟁력 등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업체들의 입지가 위태롭지 않을 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