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산업기술시험평가연 김항래 소장

『무역장벽이 낮아지는 것과는 달리 기술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시험평가 기능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13일 창립 30주년을 맞은 생산기술연구원 부설 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KTL)의 김항래 소장은 시험평가 기능이 비록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기술라운드 시대의 핵심분야로 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TL의 주요업무인 시험평가 사업은 연구개발 제품의 품질을 테스트해 R&D를 상품화로 연결하는 중간다리로 기업의 실질적인 기술개발 활동과는 가장 밀접한 분야이다. 다만 연구개발 활동에 묻혀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아 「산업기술 발전의 내조자」라는 평가를받고 있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는 품질인증·표준이라는 보이지않는 분야를 개척해온 선도기관으로 지난 66년 한국정밀기기센터로 처음출범했다.

그러나 시험평가 기능에 대한 이같은 인식부족은 그동안 이 기관이 여러차례 기관 통폐합 등 회오리에 말리는 결과를 가져와 연구기관 통폐합 바람이불었던 지난 79년에 한국기계금속시험연구소(현 한국기계연)로 통합된 후 85년에는 기계연부설 기업기술지원센터로, 89년에는 생산기술연구원으로 통합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KTL이 그동안 보이지 않게 산업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는 매우 크다. 67년 89대에 그쳤던 정밀기기 교정검사 지원실적이 지난해는 6만2천대로 7백배이상 커진 것을 비롯해 전기용품형식승인시험, ISO인증 등 품질인증업무를추가, 국제적으로는 세계 15개국 24개 인증기관과 제휴하고 있으며 정밀 측정기술 경진대회를 실시하는 등 국내 시험평가기관중 독보적인 지위를 확립하고 있다.

KTL은 이에따라 앞으로 최대 관심분야로 부각되고 있는 환경분야 시험평가업무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인증업무의 국제화를 통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김 소장은 『현재 세계적으로는 관세장벽 등 수입규제 완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국내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시험·인증 등기술적 장벽이 될 것』이라며 『최근 유럽의 CE마크 인증제도 도입은 그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한다.

다만 『외국의 경우 인증업무가 민간 중심으로 수행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져 통상마찰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최근 정부가 시험평가업무의 민간이양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KTL의 기능은 갈수록커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환경분야의 인증사업과 관련해서 김 소장은 『환경보호 추세에 따라이 분야의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위해 IBRD차관 4백50만달러를 도입, 환경시험검사 설비를 도입하는 한편 현 건물을 2개층 증축하는 계획을 관계당국과 협의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