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元敏 코리아실렉트웨어 사장
우리나라의 멀티미디어산업은 3~4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급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는 멀티미디어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수립과 과감한 지원, 그리고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기인한다고 할 수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과 발전은 상당수의 중소 개발업체들이 소외된 채 몇몇 정부 부처와 대기업들 위주로 진행되어 왔다는 점에서 심각성이있다. 반도체와 통신 등의 유래없는 호황국면 속에서도 정작 멀티미디어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중소 개발업체들은 연일 부도와 도산의 위기속에서 생존을 위한 처절한 싸움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무리 새로운 정책과 지원을 위한 계획이 수립돼도 대다수 중소 개발업체들에는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정부의 각종지원정책도 뭔가 겉도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작 도움과 지원이 필요한 상당수의 중소 개발업체들은 자신들이 이용할수 있는 혜택과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설사 알고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면 금융거래 실적이나 신용도,경영자의 경력, 매출실적 등의 평가에 따라 여러가지 제한이 따르게 된다.
따라서 중소업체들에는 자주 발표되는 각종 멀티미디어 육성책들이 공허하게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한 일인 것이다. 그러나 중소 개발업체들의 사정이어렵다고 해서 급하게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 시간이 다소 걸리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 그리고 일에 대한 강한 열정이 사업 밑천의 전부인 국내 대부분의 모험기업들은 경영자 자신이 곧 프로그래머이거나 엔지니어로서 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규모가 크든 작든 기업이라는 형태를 갖추고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선 과학적이고 조직적인 기업경영 기법이 필수적임에도 이를 위한 경험과 훈련을 쌓을 기회가 거의 없다.
장밋빛 꿈만을 갖고 우선 사업을 하고 보자는 식의 시작이 많다는 것이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여 판매하든 기존의 상품을 구매하여 되팔든지간에 목적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그것은 경영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선 최소한 어느 정도의 자금과 노력을 투입해서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얼마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가능한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다.
일종의 원가개념인 것이다.
많은 국내 중소 개발업체들은 불행히도 이같은 가장 기본적인 것에 대한마인드가 결여돼 있다. 부도가 나고 도산을 하는 경우 대부분은 이러한 계산과 예측이 빗나갔기 때문에 일어난다.
돈이 필요하면 정확하게 어떤 곳에 얼마가 필요하다는 판단보다는 기왕 시작한 일 끝장을 봐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무조건 돈이 필요하다는 식의 주먹구구식 경영으로는 기업가로서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드웨어이든 소프트웨어이든지간에 컴퓨터관련 산업의 부가가치가 높은것은 확실하다. 특히 소프트웨어의 경우 개인용 컴퓨터가 생산설비의 거의대부분임에 비해 개발이 완료돼 소위 히트작품이 되었을 때 그동안 쏟아부은노력과 고생에 대해 일거에 보상받을 수 있음은 물론 부와 명예를 누릴 수있다는 점에서 의욕적이고 공격적이기도 한 젊은이들이 매료되기에 충분하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세계 최고의 갑부이며 전세계 컴퓨터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같은 인물이 국내에서 나오길 기대하면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창업에 필요한 제반 행정절차를 완화시켰고 가능한 한 많은 자금이 지원되도록 재원을 확충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영인으로서의 필수적인 기본지식과 자질을 키우는 데에는 거의대책이 전무한 상태이다. 그래서 창업을 하려는 사람은 필수적으로 이수해야하는 정규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 수료증으로 창업자격을 부여하는 창업면허제도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