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요즘 남북관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종 잡을 수가 없는 것 같다. 한때 정부의 대북 쌀 지원을 계기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것처럼 보이던 남북간의경협문제가 최근 북한측의 돌발적인 판문점 군사행동을 계기로 원점으로 회귀한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16일 제주도에서 개최된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 대통령간 정상회담에서는 최근의 한반도 문제와관련, 「유사시」의 대비책을 협의하는 등 신 안보체제 출범문제 등을 폭넓게 협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마디로 북한측의 도발적인 군사행동을좌시하지만은 않겠다는 것이 기본 뜻이다. 최근 북한측의 판문점에서의 무모한 군사행동이 한반도 안보의 중요성에 대해 전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했고 막연히 기대했던 국민들이나 기업인들의 對北 경협자세에 있어서도새로운 경각심을 갖게 했으니 불행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 기업인들의 북한방문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보도되고 있어 우리의 대북경협 자세를 어떻게 정립해야 할지 어리둥절하다.

더욱이 그동안 여러차례 거론되어 오던 두만강개발사업(TRADP)의 추진을 위한 남북한·중국·러시아·몽골 등 5개국 차관급 위원회가 오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북경에서 열려 사무국 구성과 재원 조달방안등을 논의한다고하는데 정부는 이 회의에 재경원차관을 수석대표로 하여 통일원·통상산업부·과학기술처·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직원 12명을 북경에 파견했다. 이번회의는 차관급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첫번째 회의로서 앞으로 두만강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데 큰 뜻이 있다. 그러나 두만강개발사업이든 대북경협이든 모든 것에 대한 기대가 종전처럼 단순하고 홀가분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북한측의 일방적이고 도전적인 행동과발언이 우리 국민들의 기대심리에 역작용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자업계가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북 컬러TV 기술협력이나 부품협력사업 등도이런 점에서 보다 차분히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