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국내 SMPS산업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류를 이루고 있는 중소 PC 및 가전제품용 SMPS 제조업체들의 상당수가 매출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MPS산업은 동아전기·삼성전기·동양계전공업·아남정공·서신전자·신일정밀·태일자동제어공업·청호전자·파웰 등 SMPS업계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몇몇 선두업체들이 적게는 10% 내외에서 많게는 50%를 넘어서는 등의 높은 성장을 거둔데 힘입어 전체적으로는 27.5%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연간 수십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중견 업체들은 상당수가 매출이 격감하고 있으며 부도를내고 문을 닫는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4년 각각 67억원과 49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던 행성사와 KDS는 모두 지난해 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데 그쳤으며 94년 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대흥실업과 32억원을 기록했던 화승전자도 지난해에는 25억원의 매출에머물렀다. 이들 업체 가운데 행성사만이 올해 매출목표를 94년 매출액에 육박하는 60억원으로 잡고 있을뿐 대흥실업은 30억원으로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단지 5억원을 늘려잡고 있으며 화승전자와 KDS는 현상유지에 그칠것으로 예상하는 등 중소업체들의 어려움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 뿐아니라 지난해에만도 에베렉·우양전자산업·마이텍전자 등 연간 수십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던 중견업체들이 부도를 내고 문을 닫았으며 한국VidarSMS는 세트업체에의 공급이 무산되는 바람에 현재 휴업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은 업체 난립으로 가격경쟁이 치열한데다 세트 업체들간의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인하분을 부품업체에 떠넘기거나 대만산 저가제품을 채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대만 제품의 경우 국산보다 20~30% 정도 싼 가격에 공급되고 있어 세트업체들이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원가를 낮추기 위해 대만산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이로인해 국내 한 업체는 대당26달러선에 공급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는 2백20W 제품을 모 대기업의 요구대로 18달러에 공급하다 결국 공급 1년만에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초부도를 내고 문을 닫기도 했다.
이와관련 업계관계자들은 『현재 자재비가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80%에 이르고 있는데다 세트업체들의 무리한 가격인하 요구로 채산성을 맞추기 힘든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한편 『업체들 스스로도 원가를 절감하고 제품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에 나서고 부가가치가 높은 고출력 제품으로 제품을 확대하는 등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