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최근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로널드 브라운 상무장관 후임에 미키 캔터 美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임명했다. 신임 캔터 상무장관은 지난 3년여 동안 USTR대표로 일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과의 무역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해 미국의 국익 옹호에 가장 앞장선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클린턴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인 그는 특히 對日자동차협상·對中지적재산권협상·對유럽연합(EU)통신시장 개방문제 등 많은 중요한 무역협상을 강력하게 추진해 인정을 받았다.
지난 92년 美 대통령선거 당시 클린턴 선거대책위의장이었던 캔터 장관은선거 후 무역대표를 맡았으며 이후 줄곧 상무장관 후보로 물망에 올랐었다.
더구나 그는 현 정부 출범 당시 로이드 벤슨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히 노동장관, 라라 타이슨 대통령경제자문위원장 및 전임 브라운 장관 등과 함께 정부 요직에 포진해 이른바 「경제 7인방」의 한 사람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니 그가 이번에 상무장관에 기용된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 하겠다.
조지타운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캔터 장관은 75년부터 법률회사에서 일하면서 17년 동안 협상기술을 닦았으며 일본의 NEC,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노스롭·록히드 등 대기업과 키프로스·자메이카 등의 정부를 위한 로비활동에도 종사했다. 하지만 USTR대표 취임 전까지 그는 무역이나 국제정치 분야에는 경험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클린턴 대통령은 샤를린 바셰프스키 USTR副대표를 대표서리로승진 기용했다. 역시 변호사 출신인 바셰프스키 신임대표서리도 캔터 못지않은 강경협상가로 알려진 사람이다. 바셰프스키 대표서리는 지난 3년간 일본·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였다.
이번 美 행정부의 인사가 대외적으로 주는 메시지는 통상정책의 지속적인강경노선이다.
그렇지않아도 미국의 끊임없는 통상 및 시장개방 확대압력에 몰려 있는 우리로서는 강경론자들의 기용이 곧 「통상압력 강화」를 예고하는 것 같아 경계심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