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커넥터산업과 공동체 의식

鄭津澤 한국몰레스 사장

커넥터가 전자부품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영역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산업체 구성원들 사이의 공동체 의식과 이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커넥터산업에서 공동체 의식이 중요시되는 것은 다른 부품산업과는 달라몇가지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들은 각 업체들이 경영전략적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커넥터 산업의 첫째 특성은 각 생산공급자의 영업규모가 영세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96년을 기준으로 시장규모가 약 3천6백억원에 이르고 앞으로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제품 수요의 다변성과 다양성 때문에 1백여개 이상의 전문 업체가 대부분 시장에서 시장을 분할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둘째는 이미 확보되어 있는 시장이라 하더라도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일정률 이상의 계속적인 신제품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전자제품의 수명주기가 짧아짐에 따라 신제품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개발·생산하지 못하면 곧 시장 상실이라는 파국을 맞게 된다.

세번째 특성은 수입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90년대 이후우리나라 커넥터 수요증대는 정보통신 및 자동화산업 분야에서 이끌어 왔는데 여기에 적용되는 제품이 국내 수준을 넘는 생산기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말하면 국내 커넥터산업의 기술수준이 제품 수요를 따르지 못하기 때문에 국내 생산제품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제품의 경우 기능 설계상의 특성 때문에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할 때 국내 커넥터 생산업체들이 과거와 같이 독립적인영업환경을 전제로 경영활동을 한다는 것은 대단히 모험적인 일이 아닐 수없다.

전세계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커넥터 제품수가 40여만 가지에 이르고 있고어떤 생산공급자도 해당 전문산업 분야에 공급되고 있는 커넥터의 절대 다수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으며 해마다 상당수의 자체 제품을 폐기하고 있음은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최근 필자가 추정한 바로는 우리나라 전체 커넥터생산 업체가 매년 출시하는 신제품은 제품군으로 분류할 때 3백여 종, 아이템 수로는 9백여 개, 투자액으로는 약 6백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시장성공률은 대체로 50% 미만에 머무르고 있어 그 손실이 막대한 것으로 판단한다.

독립적인 경영환경을 전제로 한 시장활동 및 신제품 투자는 국제 마케팅측면에서도 또한 계측할 수 없는 손실을 수반하게 될 것이다. 개별적으로 제한된 정보력과 마케팅 능력은 국제 커넥터산업의 흐름은 물론 신기술 습득에한계를 갖게 하므로 급변하고 있는 국제 커넥터시장에서 경쟁력 상실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 나라 커넥터 산업의 공동체의식은 대단히 중요하다. 커넥터 분야에서는 일상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자유경쟁보다는 상호보완을 통해 전체시장을 살릴 수 있는 경영전략이 강구되고 이를 토대로 공동체로서의 발전전략이 지혜롭게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