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침체국면에 빠져 있던 부품유통시장이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있다.
용산상가 부품매장마다 『이제 바닥까지 갔으니 더이상 떨어질 벼랑이 없다』는 것이 향후 부품시장의 회복을 점치는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떨어질 만큼 떨어졌으니 이젠 오르지 않겠냐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반도체부품 BB율(출하액 대 수주액)이 0.8%로 더이상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적다는 것도 이를 반증해준다.
그렇다면 부품시장은 언제쯤 제 물을 찾을까. 지난해 「한글윈도우 95」출시 이후 이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으로 끝나면서 침체가 가속화된 부품시장은6월경에 제 모습을 찾을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컴퓨터 경기는 전형적으로 연초와 연말에 활기를 띠고 방학을 낀 7.8월에 중간 호황을누리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춰 볼때 부품시장은 6월을 정점으로 다소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낙관론을 펴는 사람들은 그 요인으로 「한글윈도우 95」의 보급확대에 편승, 「펜티엄 프로」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점을 꼽고 있다. 「펜티엄 프로」의 보급 확대는 32메가 바이트급 이상의 D램 수요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부품시장은 특정부품의 매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D램의 수요확대가 곧 컴퓨터관련 부품 경기를 진작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고있다.
또 일시적이기는 하나 6월이후 본격적인 방학을 맞아 게임기 등의 판매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기 등에 채용되는 EP롬 수요도 증가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PC조립·노래방기기 제조업체등 부품의 주수요처였던 중소기업의 부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 만큼 이들 중소기업들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어 근본적인 시장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좀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것 이라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매장의 한 관계자는 『바닥세는 약간 벗어난 것으로 보이나 전반적인 경기활성화를 위해서 보다 확실한 호재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