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W유통업계 경영난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소프트웨어유통업계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연초 소프트라인이 부도를 내고 문을 닫은 이후 상당한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으로 부도설까지 나돌고 있다.

많은 소프트웨어 유통업체 사장들이 제품 판매보다 어음 결제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인기있는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들도 은행대출에 나섰다가 거절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다른 분야로 전업을 시도하는 업체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유통업계의 이같은 어려움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아니다.

그러나 현재의 경영난은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오는 것이고 거기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이 없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유통은 90년대초 소프트웨어 개발 붐을 타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사건과 최근 4.11총선 등에 따른 영향으로소프트웨어의 경기가 위축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그것은 경제 일반적인경향이므로 경기가 회복되면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소프트웨어 유통업계의 경영난은 일반적인 경제동향보다 더근원적인 데 문제가 있다.

근래 3~4년 전부터 정부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지원은 적극적으로 해왔으나 소프트웨어 유통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지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업체들 역시 컴퓨터 이용자들의 소프트웨어 구매 욕구를 자극할 만한 수요창출 방안을 강구하기 보다는 가격인하 경쟁에 주력하고 있다.

외국산 제품의 수입판매에 앞장서고 있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소비자들도 정품 구입을 정상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불법으로 복제해 쓰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있다.

소프트웨어유통 문제해결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정하지 않는 한 잘못하면소프트웨어 유통업의 대붕괴가 일어날 수도 있다. 따라서 업계는 물론 정부도 현재 소프트웨어 유통업계의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 올바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상 지적한 문제점은 그런대로 모두가 비교적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정부와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들이 알고 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는 발상 전환전환으로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실현해 나가야 한다.

우선 정부는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들이 자금 걱정을 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이를 테면 정부나 산하기관 등에 소프트웨어유통 지원자금을 확보, 업체들이 매장을 확대하거나 제품구매를 할 때 장기저리로 대출해 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한다.

다음으로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들의 가격인하 경쟁을 공정거래 확립차원에서 행정지도를 하는 방안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 유통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가격인하 경쟁 때문이다.

그동안 SW판매마진율은 1백%에 달했으나 요즘에는 10%도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SW유통업에 대한 행정력 강화는 시급하다.

또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유통업체간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위해 업계 공동으로 소프트웨어를 구매,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유통센터」를 설립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소프트웨어 유통업계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소프트웨어 유통업체들의 자구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