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컴퓨터 해커(Hacker)의 본뜻은 컴퓨터에 흥미를 갖고 컴퓨터에 몰두하는사람을 의미했다. 컴퓨터 보급대수가 별로 많지 않던 지난 70년대까지만 해도 「해커」라고 하면 컴퓨터를 직접 만들고 시스템을 실행하면서 오늘날 개인용 컴퓨터시대를 열게 한 사람들을 지칭했다. 이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에빠져 밤새우기를 자주하고 컴퓨터 이외의 다른 일에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한 사람은 자폐증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이 해커가 「헤살꾼」이나 「훼방꾼」「불땔꾼」 등 한마디로 컴퓨터 범죄자를 가리키는 뜻으로 바뀌었다. 최근 해커들은 뛰어난 컴퓨터 실력을 바탕으로 남의 컴퓨터에 불법으로 침입해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각종 정보를 훔치거나 파괴시키고 있다.

이미 서구에서는 해커들이 남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예금을 인출하거나 공공기관의 통신망 침투, 사생활 침해 등 다양한 컴퓨터 범죄가 계속 늘어나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해 있다.

우리도 지난 93년 2월에 발생한 청와대 사칭사건에 이어 비밀번호를 도용한 예금인출사건, 국제 해커의 원자력연구소 전산망 침입 등이 잇따라 일어났다. 최근에는 청와대와 정보통신부를 비롯한 10여개 국가기관 전산망에 해커가 침입해 일부 자료를 빼간 일이 발생했다. 그것도 3개월 동안이나 해커가 들락거렸는데도 해당 기관은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이같은 해커들의 컴퓨터 범죄는 앞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따라서해커들의 침입을 막는 일은 발등에 떨어진 불과 같다.

국가나 기업이 보유한 정보는 그 자체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개인이 아닌국가의 정보는 국민의 안위에 관계되는 일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두가 자체 정보관리체계를 점검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실수나 잘못은 한번으로 끝내야 한다. 해커로 인한 피해가 두번이상이면 경쟁력을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