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비디오업계 담핑판매 심각하다

최근 일부 중소 비디오프로덕션들이 덤핑판매에 따른 「빈곤의 악순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과 같은 메이저 중심구도로 비디오 프로테이프업계가 재편되기 이전인지난80년말,초기시장을 주도하던 중소 비디오프로덕션들 가운데 대부분은 폐업하거나 대기업의 복제하청업체로 전환했다.

그나마 몇몇 남아 있는 업체들도 B급 홍콩무협물 또는 셀스루(소비자직판용)기획물및 어린이 영어학습용 비디오테이프의 전문업체로 명맥을 이어오고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중소 비디오프로덕션은 지난 95년부터 대기업의 셀스루시장진출이 시작되고 경영악화로 인한 비디오숍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설자리를 잃게 되자 자금회전을 위해 덤핑판매를 서슴치 않고 있다는 것.

이같은 덤핑판매는 곧장 비디오프로테이프 전체시장을 위축시키면서 다시중소 비디오프로덕션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 비디오프로덕션은 원가절감차원에서 값싼공테이프를 구매한 뒤,통상 5년의 비디오판권기한이 지난 작품들을 대량 복제해 청계천등 시장에 대량 유통시키고 있다.

이를테면 SKC나 새한미디어의 정품 비디오 공테이프가격이 개당 2천원선인데 비해 대기업에서 폐기처분한 테이프를 재활용해 만든 사제 테이프가격은 개당 7백원선이기 때문에 이 자체로 1천3백원가량의 원가를 절감시킬수있다.

현재 이같은 이유등로 인해 비디오 메이저들과 중소프로덕션간의 프로그램제품공급가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메이저 프로덕션의 비디오공급가격이 개봉작 2만 2천 5백원,미개봉작1만9천8백원인 데 비해 중소프로덕션의 공급가는 프로그램별로 5천원-1만원선에불과하다.더구나 대기업들의 비디오시장진출로 신작타이틀의 판권확보가 힘들어지면서 비디오숍 대상으로 프로그램공급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일부 중소프로덕션들은2천원∼2천5백원선을 받고 청계천의 유통업체들에게 덤핑판매하고 있다.

최근들어 신문이나 잡지의 구독료인상과 함께 정기 구독자들을 위한 증정품으로 신문사나 잡지사에 덤핑가격으로 비디오테이프를 납품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사제 테이프를 구매할 자금력도 없는 영세업체들중에는대기업에 어음으로2천-3천장을 발주한 뒤 이를 다시 청계천에 현금으로 되파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같은 행태는 어려움에 처한 중소 비디오프로덕션의 생존전략이라는 긍정적인측면도 있으나 자충수를 두는 측면이 더 많다는 지적이다.

불량 불법 테이프의 유통으로 인해 전체 비디오시장질서가 파괴되는 문제점을 낳고 있을 뿐 아니라 질낮은 제품을 양산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소 비디오프로덕션은 이같은 악순환을 되풀이하기 보다는 메이저나 대기업들이 눈을 돌리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아이디어와 함께 질로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