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카드의 표준화 문제
디지털카메라의 핵심은 바로 디지털 영상신호를 저장하는 매체다.
이 저장매체를 메모리카드라고 부르는데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화면에 대한갖종 디지털정보를 기록한다.
그런데 디지털카메라업체마다 서로 다른 메모리카드에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테면 소비자가 A사의 디지털카메라를 쓰는 사람은 이 회사의 제품에서사용하는 메모리카드만을 써야 한다.규격이 다른 B사의 메모리카드를 쓰면촬영이 불가능하다.
필름을 사용하는 아날로그카메라가 어느 회사의 필름을 써도 사진을 찍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이 점이 디지털카메라의 대중적인 보급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디지털카메라에 쓰이는 메모리 카드는 규격에 따라 도시바 등의 「정형 파일 디스크카드(SSFDC)」 선디스크 등의 「콤팩트플래시」 인텔 등의 「미니어처 카드」 등 모두 세 가지로 나뉜다.
디지털카메라업체 가운데 일본후지·올림퍼스광학·삼성전자 등은 「SSFDC」규격을 따르고 있고 코닥 등은 「콤팩트 플래시」규격을, 샤프 등은 「미니어처카드」규격을 지지하며 각각 자사의 제품에 채용했다.
세 규격에 대해 업체들은 저마다 세력을 규합해 대기억용량과 낮은 제조비용 등 특장점을 내세우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로써 규격 합의는 당분간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이고 덩달아 디지털카메라의 표준화 작업도 늦어지고 있다.
메모리카드 규격 합의에 대한 「캐스팅보트」는 아직 어느 진영에도 참여하지 않은 소니와 마쓰시타가 쥐고 있는데 두 업체는 현재 태도를 유보하고있다.
디지털카메라업체들은 메모리카드의 표준화가 미비해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에 지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어쨌든 하루빨리 규격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라기만 하고 있다.
하지만 세 규격 진영이 차세대 기억 매체 시장의 주도권을 겨냥해 한치도양보하지 않을 태세인 데다 이미 디지털카메라업체들의 손을 떠난 상태이기때문에 디지털카메라의 표준화는 당분간 관련업계의 골칫거리로 남게될 전망이다.
화질이냐 가격이냐
디지털 카메라 개발업체들이 풀어야 할 또다른 숙제는 성능을 개선하면서가격도 인하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점이다.
이 가운데 디지털 카메라가 기존 필름을 사용하는 아날로그 방식의 카메라와 시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필름의 고해상도에 버금가는 화질개선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필름들이 최소 6백만 화소로 구성된 것에 비해 현재 보급형으로 출시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의 화소는 50만개 밖에 되지 않아 화질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코닥이나 니콘 등 카메라 전문업체들이 최근 6백만 화소까지 가능한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하긴 했으나 이들 제품은 보통 2천만~3천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일부 특수분야에서나 사용할 수 밖에 없어 디지털 카메라의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의 해결을 위해 업체들은 디지털 카메라의 화질을 결정짓는 핵심기술인고체촬상소자(CCD) 성능 개선에 앞다퉈 참여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는 화질문제 외에도 디지털 카메라만의 특성, 즉 입력된 정보를 자유롭게 압축·저장·전송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시켜야 한다. 디지털영상 신호처리기의 성능에 좌우되는 이 기술들은 디지털 카메라가 소비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장점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성능 개선에만 치중하게 되면 제품가격이 상상할 수 없을정도로 올라가 소비자들이 부담을 갖게 된다.
여기에서 카메라 개발업체들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기존 카메라처럼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제품들은 비싸기 때문에, 부담없는 가격으로 출시된 카메라들은 화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외면을받을 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현재 카메라 전문업체 및 가전업체, 광학기기 전문업체들은 공동연구를 통해 고품질 디지털 카메라의 저가격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전자기술 발전속도를 고려해 볼때 CCD, 반도체 및 주변장치들의 기술개발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3~4년 후에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보다 값도 싸고 성능도 향상된 제품들이 상용화될것으로 보인다.
가전업체냐 전문업체냐
가전업체와 전문업체가 디지털카메라시장을 놓고 치열한 패권다툼을 벌일전망이다.
디지털카메라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은 코닥·올림퍼스·니콘·캐논·후지필름·카시오·치논·애플·리코·샤프·소니·마쓰시타·산요 등 세계적으로10여개에 이른다. 카메라 및 필름 전문업체로부터 가전·사무기기·컴퓨터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렇지만 대체로 전문업체와 가전업체 사이의 경쟁으로 요약된다.
그동안 디지털카메라의 개발과 상품화는 코닥과 올림퍼스 등 전문업체들이주도했다. 멀티미디어시대가 다가오면서 필름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 때에대비해 탈출구로 찾기 위해서였다. 92년 디지털카메라를 처음 세상에 선보인업체는 코닥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소니를 비롯해 샤프·마쓰시타·산요 등 가전업체들은 이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전문업체들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가전업체들이 디지털카메라시장에 뛰어든 것은 시장 자체도 매력적이지만캠코더와 사용 부품이 비슷한 디지털카메라의 생산이 손쉽기 때문이다.
이로써 가전업체와 전문업체는 디지털카메라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됐다.
현재로선 선발주자인 전문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업체로서의노하우가 쌓여 화질면에서 뛰어나기 때문이다.
전문업체들은 고급 제품 시장을 거의 독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가전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가전업체들은 전자기술 및 제조기술 노하우가 풍부하고 핵심부품의 직접 조달체제와 막강한 판매망 등을갖췄다. 가전업체들은 이를 바탕으로 보급형 저가제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점차 고급 제품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또 디지털카메라기술이 광학 보다 전자기술에 크게 의존하는 실정에서 가전업체들은 전문업체에 비해 불리할 게 전혀 없다.
이같은 점을 들어 디지털카메라시장의 주도권은 점차 가전업체로 넘어갈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에 맞서 전문업체들은 최근 컴퓨터업체들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제품차별화를 꾀하는 등 가전업체들에게 시장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