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SW업체 입지 갈수록 위축...수입업체는 "휘파람"

소프트웨어(SW)시장이 침체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국산 SW개발업체들은 크게 고전하고 있으나 외국계 국내 현지법인이나 외국제품 수입공급업체들은오히려 영업신장세가 계속되는 등 국내 SW업계의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산제품 개발에 주력해 왔던 국내 SW개발 전문업체들은 심각한 영업난을 겪고 있는 데 반해 외국 유력제품을 한글화해서공급하고 있는 업체들은 대부분 지난해보다 1백% 이상 늘어난 올해 매출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국산SW 업체인 한글과컴퓨터(대표 이찬진)는 그동안 간판제품인 「글」시리즈로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선도, 90년대초 연간 1백%대의 고성장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지난해 이후 매출신장세가 10%대로 크게 낮아져 올해 2백50억원대로 책정한 매출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주력인 워드프로세서 분야에서 삼성전자·마이크로소프트등 대규모 업체들의 적극적인 공략으로 시장이 과열조짐까지 보이는 데다 잇단 번들판매로 인한 가격붕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4년 윈도용 워드프로세서 「파피루스」와 「한메한글 포 윈도우」시리즈를 잇따라 개발, 주목을 받았던 한메소프트(대표 이창원)도 시장환경악화와 자금력 부족의 부담을 견디지 못해 최근 대농그룹의 미도파백화점에회사 경영권을 넘기고 말았다.

또 국내의 대표적인 전자출판SW 업체인 휴먼컴퓨터(대표 이종만)는 「문방사우」를 통해 이 분야 시장을 주도해 왔으나 최근 SW시장 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언론사 대상의 시스템통합(SI)사업인 전산조판시스템(CTS)분야와전자출판 장비판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전체사업 분야에서 SW개발 비중을 줄여 나가고 있다.

이밖에 행망용 워드프로세서 「하나」등을 공급하고 있는 LGSW, PC통신에뮬레이터 「이야기」를 상용화한 큰사람, 최초의 국산 TCP/IP를 개발한 퓨처시스템 등도 범용 SW부문이 최근들어 크게 약화되는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한국오라클·인포믹스다우코리아·한국사이베이스 등 외국업체 국내현지법인들은 외국제품을 한글화해 대부분 올해 지난해보다 약 1백% 이상 늘어난 5백억∼2백50억원 수준의 매출실적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주)마이크로소프트도 구체적인 영업자료를 공개하지는 않고 있으나 올 매출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신장한 3백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련업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계업체들의 영업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근 SW시장에 진출하는 업체들은 인터네트분야 등에서 순수 국산제품 개발보다 외국제품 수입에 치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주도해온 그룹웨어 분야에서도 로터스·노벨 등외국계가 한글화와 가격인하 등으로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어 향후시장 상황을 낙관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함종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