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용 통합슈트패키지 시장 주도권을 놓고 한글과컴퓨터가 (주)마이크로소프트(MS)에 세번째 결투를 신청했다. 지난주 MS가 「MS액세스95」 「MS스케줄+95」 등 단품패키지와 인터네트지원 기능을 추가한 「오피스95프로」를 내놓자 한글과컴퓨터가 기존 「글오피스3.1」가격을 50% 내리면서 6월발표 예정인 「글오피스96」무료 교환권을 포함한 「글오피스3.1일석이조」를 내놓은 것이다.
이번 대결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MS의 새로운 기능추가 전략에 한글과컴퓨터가 가격인하와 물량 공세로 맞선 격이다.
「글오피스3.1일석이조」의 원판인 「글오피스3.1」은 워드프로세서 「글3.0b」, 에뮬레이터 「네트1.5」, 드로잉프로그램 「그림」 등에 한국로터스의 스프레드시트 「로터스1.2·3R5K」, 데이터베이스 「어프로치3.0K」, 일정관리용 「오거나이저2.1K」 등으로 구성된 것이다.
「글오피스3.1일석이조」는 바로 이 슈트 가격을 24만원대에서 13만원대로내리고 다시 6월 발표 예정인 새 버전 「글오피스96」의 교환권까지 포함한것이다. 「글오피스96」은 기존 구성제품 가운데 「글3.0b」와 「네트1.5」를 인터네트와 네트워크 지원기능을 강화한 「글96」과 「네트2.0」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글오피스3.1일석이조」는 제품 그 자체로만 보면 「글오피스96」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전투에 앞선 적정 탐색용으로 볼 수 있다.
반면 MS의 「오피스95프로」는 워드프로세서 「MS워드95」, 스프레드시트「MS엑셀95」, 프레젠테이션그래픽스 「MS파워포인트」, 데이터베이스 「MS액세스95」, 일정관리용 「MS스케줄95」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격은 정품이 52만원, 업그레이드가 28만원이다.
「오피스95프로」의 특징은 「MS액세스95」 「MS스케줄+95」의 추가와 기존 구성제품 가운데 「MS워드95」와 「MS엑셀95」에 인터네트문서(HTML포맷)지원기능인 「인터네트 어시스턴트 포」 모듈이 추가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글오피스3.1일석이조」와 「오피스95프로」의 대결을 놓고 양사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핵심 마키팅 포인트는 2가지 정도로 볼수 있다. 그 하나는데스크톱 운영체제가 32비트 「윈도95」로 진행해 가면서 이를 종합적이고체계적으로 지원할수 있는 응용소프트웨어군의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것이다.
또 하나는 양사가 매출과 시장 영향력등 실익을 챙기는 단품패키지의 공급확대를 위해 통합슈트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측면이다. 즉 통합슈트 구성제품 가운데 양사가 각각 주력하는 단품패키지가 있는데 한글과컴퓨터는「한글3.0b」(또는 「한글96」)를, MS는 「MS엑셀96」을 들수 있다. 이를테면 양사는 이 주력제품을 공급확대를 위해 슈트 전략을 구사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2번의 대결에서 완패한 것을 경험삼아 이번 3번째대결에서는 그동안의 일방적인 수세 위치에서 최소한 공세 위치로 전환하는계기 정도는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6월에 발표될 「한글오피스96」을통해 MS의 「오피스95프로」와 정면 대결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글과컴퓨터는 이와관련 「한글오피스96」가 출하되면 그동안 크게 밀렸던 사용자나 시장 지명도에서 「오피스95프로」를 능가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바로 이점을 의식, 제품 버전번호도 「오피스95프로」를 능가한다는 의미로 「...96」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한편 한글과컴퓨터와 MS가 통합슈트패키지 시장에서 처음으로 대결한 것은지난해 5월 한글과컴퓨터가 윈도용 워드프로세서 「한글3.0」과 「로터스 1.
2·3 R4K」·「어프로치 3.0K」 등을 묶은 「한글오피스3.0」을 내면서이다. 이에앞서 MS는 이미 94년 8월 「MS워드5.0」 「MS엑셀6.0」 「MS파워포인트2.0」 등을 묶은 「오피스4.0」을 발표, 국내에서 처음으로 통합슈트 시장을 열어 놓은 상황이었다.
결과는 한글과컴퓨터 측 제품에 적지않은 기술적 문제점까지 겹쳐 MS의 일방적 승리로 끝난 바 있다.
2번째 대결은 지난해 10월 MS가 먼저 「MS워드6.0」·「MS엑셀6.0」 「MS파워포인트2.0」으로 구성된 「오피스4.2」를 내놓고 이어 12월 한글과컴퓨터가 「한글오피스3.1」를 내놓으면서 였다.
이 대결에서는 「한글3.0b」제품이 어느정도 호응을 얻은 상황이어서 만회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으나 지명도와 사용환경에서 역시 MS 「오피스4.2」의완승으로 끝났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