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도 안된 독일 디지털 TV시장이 벌써부터 언론재벌간의 경쟁으로 한껏 달궈지고 있다.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있는 키르히 그룹과 베르텔즈만그룹의 움직임이 특히 두드러진다.
키르히 그룹은 이달 1일부터 현장실험에 돌입했다.1백여가구를 대상으로자회사 베타테크니크와 남아공의 요한 루퍼트계열사가공동으로 개발한 디지털디코더 D박스를 투입하여 12개 채널을 방송하기 시작한 것이다.
디지털프로그램의 본 방송계획에서도 키르히그룹은 경쟁사를 한발 앞지른다.오는 7월부터 본방송을 계획하고 있는 키르히 그룹은 「DF-1」이라는이름으로 우선 10여개 채널에서 출발,최종적으로는 50개의 채널을 방영할 계획이다. 가입자 TV로 이뤄지는 DF-1은 영화,스포츠,다큐멘터리,어린이,고전음악 등 장르별 전문채널과 주문형 프로그램 채널로 구성됐다.
키르히 그룹의 이같은 움직임은 경쟁사를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강력한 경쟁상대인 獨베르텔즈만과 佛카날 플러스 두회사는 공동개발한 미디어박스를독일 디지털디코더의 표준으로 활용키 위해,곧 출범할 MMBG(멀티미디어운영社)그룹의 핵심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베르텔즈만사가 MMBG연합에 적극적으로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디지털디코더 표준지정외에도 키르히 그룹이 프로그램 제작사와 충분한 양의 프로그램방영권을 소유하고 있는 반면 베르텔즈만사는 보유프로그램이 부족했던 것도하나의 이유였다.
베르텔즈만社는 키르히그룹의 디지털방송 계획발표를 충격으로 받아들이는분위기이다.이러한 상황에서 베르텔즈만社는 자회사인 Ufa와 룩셈부르크의TV기업 CLT를 합병키로 발표,독일TV시장의 판도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계획이 유럽독점방지심사에서 무사히 통과될 경우 CLT-Ufa사는 참여방송사수가 14개,연간매출액 50억마르크로 유럽TV분야에서 가장 큰 회사로부상할 전망이다.
유럽내 방송 전문가들은 디지털 시장을 둘러싼 매체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들을 포커페이스로 표현하고있다.디지털 TV시장을 둘러사고 이들 기업이어떤 식으로 판도변화를 꾀할 지 점치기 힘들다는 표현인 것이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