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사활을 쥔 열쇠로까지 인식돼온 수입선다변화 제도가하반기부터 그 의미를 잃게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무한경쟁이란 구호가 현실로 다가와 전자업계에 적지않은 파문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외 지역에서 생산된 일본 브랜드의 자유로운 국내유입에 따른 전자산업의 변화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수입선다변화 품목해제는 곧바로 일본 전자제품의 국내시장 지배가 어느정도에 이를 것인지와 직결된다. 그래서 일본 이외의 국가에서 생산하는 일본 브랜드에 대한 수입규제를 완전히 해제한다는 정부의 이번 방침이 전자업계에는 아주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특히 일본 전자업체들이 자국내 생산비중을 크게 축소하고 해외생산 비중을 대폭 확대시킨 상황이어서 사실상 수입선다변화 품목이 풀린 것이나 다름없다는 시각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은 일본 전자제품과 국내 시장에서 무한경쟁을벌여야할 판이다. 그리고 일본 전자브랜드가 이렇게 국내시장에 자유롭게 진입할 경우 두가지 측면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AV시장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직은 정부의 방침이기는하지만 하반기부터 수입선다변화제도의 적용을 받지않게될 품목중 상당수가컬러TV와 오디오 등 AV제품에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가전3사를 비롯한 AV업체들은 일본 상품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과는 달리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떨어질 것으로 벌써부터 예측해왔다. AV제품의 성능이나 디자인 등에서 일본이 앞서있는데다 우리나라소비자들의 일제 브랜드 선호도까지 만만치 않아 급속한 시장잠식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얘기다. 일부 업체에선 일본 브랜드이 국내시장 진입후 3년안에시장점유율이 30%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중에서도 오디오 전문업체들의 타격은 예사롭지가 않아 보인다. 그렇지않아도 채산성이 크게 악화된데다 또 한편으론 가전3사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시장 선호도가 높은 일본 브랜드까지 가세할 경우 「사업포기」까지 거론될 수 있다.
오디오 전문업체들에 대한 이같은 위협은 가전유통시장 변화라는 또다른현상을 빚어낼 것으로 보인다. 가전3사보다는 적지만 전국 규모의 유통망을갖고 있는 오디오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일본 브랜드와 손잡고「혼매」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 오디오 전문대리점에선 외산브랜드를 함께 취급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일본 전자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일본 브랜드를 함께 팔기 시작했다.
또 기존 양판점 형태의 가전유통점들은 오디오 대리점보다 더 적극적으로일본 전자브랜드를 취급할 태세다.
따라서 가전3사의 전속대리점들도 흔들리지 않을 수 없고, 전속대리점이라는 확실한 유통망을 구축해놓은 가전3사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할 상황이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