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네트 통신망의 병목현상이 심각하다. 인터네트 통신망이라는 도로는 1차선인데 수만대의 자동차가 이 길을 다니느라 평균속도가 시속 5㎞에도 못미치고 있다. 만성적 정체를 빚고 있는 서울 시내가 교통지옥이라면 국내 인터네트 망은 통신지옥으로 비유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네트를 통해 정보를얻으려면 적지 않은 인내가 필요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인터네트 열풍으로 이용자가 크게 늘어났으나이를 사전에 고려했어야 할 망사업자의 통신회선은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못했기 때문이다.
인터네트 이용자의 증가는 최근 발표된 여러 통계수치에서 잘 나타난다.
한국전산원이 지난 2월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인터네트 이용자는 8백64개 기관가입자와 2만2천여명의 개인가입자를 포함, 약 15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5월 기관가입자 4백34개, 개인가입자 6천여명에비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일반 대중에게까지 인터네트 붐이 형성되면서 코넷(Kornet)·보라넷등 상용 인터네트에 접속된 기관가입자의 수가 1백24개에서 5백4개 기관으로비약적인 증가를 기록했다.
따라서 지난해까지 인터네트 망을 타고 정보를 가져오는 데 걸리던 소요시간이 이제는 2배 이상 느려졌고 이용자의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했다. 이처럼네트워크 기반이 엉성한 상황에서도 정부까지 나서 인터네트 활용을 부추기고 있다. 도로 확장 없이 대도시 아파트 단지만을 늘려 온 빗나간 신도시 개발정책이 국내 인터네트 망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병목현상을 보이는 망은 1백57개의 기관 가입자가 이용하고 있는한국통신의 코넷망이다. 코넷망이 이처럼 정체를 빚는 데는 미국은 물론 국내 다른 기관과 연결된 네트워크 라인이 T1(1.544) 1개 회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를 단순하게 계산하면 28.8 모뎀을 갖고 있는 일반 개인사용자 55명에게만 완벽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용량이다. 그럼에도 국내 대다수 기관과 가장 많은 개인가입자가 이 회선 하나에 매달려 인터네트를 이용하고 있어 참기 어려울 정도이다.
속도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국내 인터네트 망간 연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내 사이트간 정보를 검색하는 데 미국의 통신망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망에 접속되어 있는 사이트를 찾아 갈 경우 해외의 망을 거쳐서 다시 국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해외 사이트보다 오히려 접속속도가 느려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정보통신부 주관으로 국내 인터네트 망간 연동계획(KIX:Korea Internet Exchange Node)을 추진, 한국전산원을 중심으로 주요 망사업자들을 연결한 상태지만 코넷망의 경우 전산원과의 연결이 직접 이뤄지지 않아 정체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이같은 정체원인은 한국통신과 한국전산원간에 국내 인터네트 망 관리의 주도권을 놓고 우위를 확보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용자만 피해를 입고 있다.
인터네트 사용요금도 개선할 여지가 많다. 국내 인터네트 서비스접속료가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전용회선의 경우 T1급 1회선을 이용해 서비스받을 경우 국내는 월 4백여만원인 데 비해 미국은 50만원 수준으로 무려 8배 이상이비싸다.
따라서 가격은 해외 서비스에 비해 월등히 비싸면서도 회선 품질은 형편없어 해외 인터네트 서비스업체가 상륙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인터네트는 전세계 어느 곳이라도 원하는 정보를 가장 빨리 얻을 수있는 정보의 보고이며,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따라서 국내 데이터통신의성장과 서비스 발전을 위해서라도 인터네트 서비스의 기본이 되는 네트워크기반이 하루 속히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