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잉크젯.도트프린터시장 점검

올해 프린터 시장을 주도할 제품군은 전체 판매량의 61%를 차지할 것으로예상되는 잉크제트 프린터 기종이다.

노즐을 통해 잉크를 분사시켜 종이에 인쇄하는 방식의 잉크제트 프린터는가격에 비해 인쇄품질이 뛰어나 지난 4년간 프린터시장을 주도해 왔으며 앞으로 최소한 2∼3년 이상 프린터 산업계의 황태자로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잉크제트 프린터는 지난 92년 처음 도트 프린터를 앞지른 이후 매년 비약적인 신장세를 기록해 올해에는 도트보다 7배나 많은 58만7천대가 팔려나갈것으로 기대된다. 판매금액으로 환산하면 시장규모가 1천9백억원에 이른다.

프린터업계는 지난해가 컬러프린팅 시대의 원년이라면 올해는 「컬러프린팅의 고급화」가 급진전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출시된 잉크제트 프린터 신제품들은 처리속도가 기존 제품보다 휠씬 빠른데다 인쇄품질이 미려하고 매우 안정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말 큐닉스컴퓨터가 개발한 컬러잉크제트프린터 「큐씨네컬러플러스」는 7백20dpi 해상도에 2줄 인쇄기법을 채택해 초당 5백12자까지 출력해주는 고속 프린팅기능이 포함돼 있다. 또 롯데캐논이 발표한 저가형 고속컬러잉크제트프린터 「BJC-210S」도 3백60dpi 해상도로 분당 3.4장까지 인쇄가가능한 획기적인 제품이다.

이쯤되면 인쇄품질을 표시하는 출력해상도와 분당 인쇄속도를 비교해도 레이저프린터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는 셈이다.

그러나 5년 남짓 프린터시장을 주도해 온 잉크제트 프린터는 올들어 저가형 레이저프린터의 추격에 밀려 신규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라이프사이클이 성숙기에 들어선 제품군에서 발생하는 증후군들이 잉크제트프린터시장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잉크제트 업체의 고민은 한마디로 3∼4년간 무리한 가격낮추기 경쟁을 벌이다 보니 저가 제품군의 판매가격을 무한정 낮출 수도 없고 고성능 제품시장에서는 저가형 레이저 프린터에 잇따라 참패를 당하고 있기 때문에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매년 고속성장세를 지속해 온 잉크제트프린터가 당분간 시장을주도하겠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성장율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다소 비관적으로 시장을 전망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외형상 잉크제트 프린터 제품군은 93년 23만5천대가 판매됐던 것이 94년에는 42만6천대, 95년 48만3천대으로 급신장했고 올해와 내년에는 58만7천대와60만1천대로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정작 내실 여부를 결정하는 시장규모는 올해를 정점으로 조금씩 축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관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93년 잉크제트 프린터 시장규모는 9백73억원에서 94년 1천6백67억원, 95년 1천7백1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1천9백5억원으로 12% 늘어났지만 97년에는 오히려 6%나 감소한 1천7백92억원으로 시장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관련업계는 잉크제트 프린터가 기본제품으로 완전히 자리잡음에 따라 업체간의 가격경쟁이 치열해 판매량이 급증한 반면 시장규모는 축소되는 기현상을 연출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캐논·엡슨·HP·렉스마크 등 A4용지 출력이 가능한 컬러 잉크제트 프린터 엔진을 공급하는 업체가 10여개에 육박해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올해 잉크제트 프린터 분야의 주목할 만한 변화는 PC와의 번들판매가 크게강화될 것이란 점. 대부분의 프린터업체들이 성능을 크게 강화한 20만원대칼러 잉크제트 프린터 신제품을 주력제품으로 밀어붙일 태세인데다 자사의 PC판매와 연동시켜 경쟁업체를 따돌리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또 5대 PC메이커 이외의 프린터 전문업체들은 대기업에 OEM형태로 제품을 공급하는방안을 적극 모색중이다.

일례로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는 자사의 PC와 연계해 프린터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큐닉스컴퓨터는 모델을 다양화시켜 유통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PC메이커의 OEM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제품군을 고급 기종과 보급형 기종으로 양분화시킨 점도 올해 잉크제트 시장의 특징이다. 저가형 제품군은 홈마켓분야와 개인용 프린터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고급제품은 값비싼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구입하기 힘든 업무용시장에 포진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저가제품군은 판매량이 많지만 마진이 너무 적고 고급제품은 판매가격이 저가형 레이저 프린터 가격보다 휠씬 비싸게 책정돼 있어 시장 확대가 쉽지않을 전망이다.

90년대 초반까지 기세를 떨쳤던 도트 매트릭스형 프린터는 매년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도트 프린터는 제품가격과 유지비가 가장 저렴하다는 이유 때문에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도트 프린터는 9만6천대가 팔려 3백70억원의 시장을 형성했다. 그러나 올해는 80만대로 줄어들 전망이며 내년에는 65만대로 뚝 떨어져 2백27억원으로 시장규모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삼성전자와 제일정밀 등 그동안 도트 프린터시장을 주도했던 기업들도 올해부터 일부 제품을 단종시키고 생산량을 크게 줄여나갈 방침이다.

〈컴퓨터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