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NAB"제품 동향
올해로 74회를 맞은 세계 최대의 방송기기 전시회 「96 NAB(National Association Broadcasters)」가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와 샌드엑스포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NAB에서 선보인 방송장비 및 신기술 등을 4회에 걸쳐 집중연재한다.〈편집자주〉
<목차>
1.「96NAB」제품출시경향
2.영상녹화 기술의 발전추이
3.컴퓨터그래픽과 버추얼스튜디오
4.국내출품업체 동향
「디지털」 「방송장비와 컴퓨터의 결합」 「멀티미디어」. 「96NAB」에서나타난 특징을 일컫는 말들이다.
이번 「96NAB」에는 세계 최대의 방송장비 전시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소니와 마쓰시타전기, 아비드(AVID) 등을 비롯해 1천여개가 넘는 방송장비 제조업체 및 관련업체가 참가, 세계 방송장비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올해 NAB에 출품된 방송장비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우선 디지털화를 꼽을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디지털 열풍이 방송장비 분야에서도예외가 아니어서 참가업체들 대부분은 디지털 방송장비를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카메라와 VCR분야에서는 일본의 소니와 마쓰시타전기가 각각 출품한 「베타캄 SX 시스템」과 「DVC프로」가 디지털 제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베타캄 SX 시스템」은 현재 소니의 주력모델인 「디지베타」의 기능을보강한 새로운 제품군으로 그동안 소니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디지털 논 리니어(Non Linear) 편집기능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제품은 뉴스 취재시 현장에서 휴대용 편집장비인 「DNE-50」을이용해 방송용 화면을 편집한 뒤 위성을 통해 방송국의 AV서버로 전송할 수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뉴스방송에 활용할 경우 별도의 편집작업 과정을 거칠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소니는 이번 전시회 기간중 주요 방송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제품설명회에서 빠르면 올하반기부터 「베타캄 SX 시스템」을 판매할 계획이라고밝혔다.
애틀랜타 올림픽 방송장비 공급업체인 마쓰시타전기가 이번 전시회에서 발표한 디지털 프로세싱 방송장비 「DVC프로」는 현재 소니의 「디지베타」가주도하고 있는 방송용 카메라와 VCR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된 전략 제품.
마쓰시타전기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이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앞으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최근 들어 차세대 방송장비로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 논 리니어 편집장비의 경우에는 미국의 아비드사와 독일의 파스트사를 비롯한 30여개 업체들이 기존 제품에 비해 고화질을 구현하면서도 작업시간을 줄일 수 있는 신제품들을 대거 선보여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 이번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던 또다른 제품군은 국내에서도 지난 국회의원 선거방송에서 일부 선보였던 버추얼 스튜디오였다.
컴퓨터 조작을 통해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3차원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버추얼 스튜디오 장비들이 「96NAB」에 적지 않게 출품됨으로써 조만간 방송제작환경에도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나타난 방송장비 업체들의 움직임 가운데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미국 방송장비 업체들의 활발한 연합 및 제휴를 들 수 있다. 그동안하드웨어 분야에서 소니와 마쓰시타전기 등 일본 방송장비업체들에 눌려왔던미국 업체들은 최근 들어 이러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협조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그라스벧리와 텍트로니스의 제휴,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아비드와 하드웨어 생산업체의 결합 등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예년에 비해 획기적인 방송장비로 주목받을 만한 신제품은 없었던 것으로평가받고 있는 「96NAB」는 전체적으로 볼때 지난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방송장비의 디지털화, 방송장비와 컴퓨터의 결합이 시대적 조류가 되고 있음을보여준 행사였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는 방송과 인터네트의 결합을 시도한 「인터네트96NAB」 행사를 비롯해 버추얼 스튜디오와 3D애니메이션 제작장비 등을 이용한 멀티미디어쇼가 다채롭게 펼쳐져 방송의 멀티미디어화가 한단계 발전한행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성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