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과 현대그룹이 위장계열사를 앞세워 몇몇 케이블TV 지역 종합유선방송국(SO)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공보처가 지난해 정기국회에 제출했다가 폐기된 새 방송법(안)에는대기업들이 SO지분에 일정부분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올해중 국회에서 이 법(안)이 손질돼 통과될 경우 이같은 공정위의 조사는실효성과 함께 당위성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공보처와 SO 및 케이블TV 업계는 의아해하고 있다.
특히 공보처가 내달중 지난해 폐기된 새 방송법(안)에 대해 학계 및 언론계·업계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 대폭 손질한 뒤 입법예고할 방침이고 수도권 신도시를 비롯 전국에 걸쳐 2차 SO지역을 확대고시할 방침이어서 이런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공정위가 이런 조사를 벌이고 있는 배경에 대해 케이블TV 업계 일각에서는대체로 두가지 관점에서 추측하고 있다.
첫째는 삼성과 현대그룹 이외에 SO의 지분참여 실적이 저조한 다른 대기업에서 민원을 제기했을 가능성이다. 둘째는 현재 정보통신부가 접수해 심사중인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선정과 관련, 이들 두 기업이 정통부의 허가심사시 이같은 불공정행위로 인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도록 민원을 제기한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이런 관측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번 공정위의 조사는 시기가 적절치 못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지역 SO의 한 관계자는 『현재 대기업들이 몇몇 SO의 주식지분을 인수했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없다』고 말하고 『케이블TV의 조기정착을 위해 업계와 정부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판에 이런 일이 벌어져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공보처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공정거래위원회나 정부의 다른 부처에서 대기업들의 SO지분 인수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지 들은 바가 없다』고 전제하고 『케이블TV가 개국한 지 1년여가 지나면서 겨우 걸음마를 하고 있는단계에서 일부 SO들은 경영적자로 어려움에 처해 있고 이런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입법을 재추진중인 새 방송법에서는 대기업의 참여를 일정부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 공정위가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런 조사를 벌이거나 정식으로 공문을 보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