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공연문화가 산업으로 자리잡는다

지난 21일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마마스&파파스」의 초청공연이 열렸다.이공연은 예상외로 40대이상의 장년층으로 부터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마마스&파파스」는 6070년대 히피문화의 상징으로 반전문화의가수.그를 기억한 40대이상 장년층들의 향수를 자극,관객동원에 성공한 것이다.

또한 올초 국내에서 불고 있는 재즈의 바람을 타고 일본의 재즈가수 카시오페이아와 미국 재즈기타연주자 리 리트너등 「재즈의 거장 시리즈」무대가성공리에 열렸다.앞으로도 척 맨지오니·칙 코레아·허비 행콕·조지밴슨등세계적인 재즈거장들의 공연들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대형가수위주의 공연에서 벗어나 작지만 알찬 공연들이 빈번해지면서 이제 공연문화도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3천달러에 마이카(My Car)시대,5천달러에 외식문화의 시대가 열렸다』면서 『소득수준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서 부터 공연문화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공연시장은 제자리걸음이었다.전문공연장 하나 없어 일반 체육관에서 공연을 벌였다.이에따라 공연에 알맞은 무대환경을 제공하지 못해 관객동원에 번번이 실패했으며 항상 체육행사에 자리를 빼앗겨 뒷전으로 밀려나야했다.

또 공연기획사들은 주로 체육관에서 공연을 갖는 까닭에 공연과는 무관한체육진흥기금을 부담해야할 뿐만 아니라 까다로운 공연규제와 함께 문예진흥기금과 같은 각종 기금 및 세금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최근 국민경제력 상승에 따른 다양한 「여가생활 찾아가기」 붐을타고 공연장을 메우는 관객이 10대로 편중됐던 풍토가 변화하고 있다.참여세대가 폭넓어지고 가족단위로 공연장을 찾기 시작하고 있다.

이와함께 관객들이 쉽게 찾아가 공연을 들을 수 있는 전문공연장도 속속들어서고 있다.다음기획은 지난 21일 서울 신촌에 2백석 규모의 콘서트전용공간인 「벗」을 개관했으며 LG미디어도 다음달부터 1년간 한국종합전시장5백석 규모의 국제회의실을 임대해 공연장으로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또 오는 6월에는 문화체육부가 민간자본을 유치해 2005년까지 전국 15개의도·시에 1개이상의 대중예술공연장을 설립계획의 첫 결실인 7백석 규모의「정동 아트홀」이 개관하고 8월에는 콘서트 전문 기획사인 라이브기획이 서울 대학로에 4백50석 규모의 대중음악 전용극장이 문을 열예정이다.

공연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주)파코스 엔터프라이즈·예스컴·CMI등 전문공연기획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가요·탑·재즈·클래식·대기업 문화행사 등 장르와 형태의 구분없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주)파코스는 올들어 90년대초 선풍적인 인기를 끈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와 「재즈의거장시리즈」등의 무대를 성공적으로이끌었는 데 지난해보다 3배증가한 60억원의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록음악 전문기획사인 예스컴,클래식 전문기획사인 CMI를 비롯한 다음기획,광야기획,학전소극장 등 중소 공연기획사들뿐 아니라 음반시장에 진출한대기업들도 공연사업을 직접 운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올해를 정점으로공연문화산업이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