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신흥 경제강국 대만은 컴퓨터 및 주변기기산업 만큼은 경제대국일본도 부럽지 않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세계 컴퓨터 시장에서 아시아권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93년 23%를 정점으로 매년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대만의 위세는 막강하다.
94년 기준으로 전체 아시아 PC 생산량중 대만은 5백14만대로 37%를 점유,일본(27%) 및 한국(13%)과 큰 격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도 대만PC 생산량이 휴대형 PC 4백86만대를 포함, 총 9백36만대로 늘어나 5백만대를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일본과 한국(3백10만대)을 압도할 것으로 보이는 등이같은 강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PC 및 주변기기의 강세는 자연히 PCB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어 대만 PCB산업은 90년대 이후 계속 고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PCB시장 조사기관인 NTI에 따르면 대만은 94년에 이미 일본에 이어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PCB 생산액(14억5천만달러)이 10억달러를 돌파했다.
물론 최근 인텔 등 대만 PCB산업을 그간 지탱해 주었던 외국의 대형 수요업체들이 대만을 속속 이탈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으로 위기를 극복, 올해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ROA) PCB 생산액의 40%를 차지하는 등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유력 PCB시장 조사기관들도 최근 대만 PCB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속속 내놓고 있다. 영국 BPA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만 PCB 총 생산액이 연평균 9%대의 높은 성장률로 99년에는 21억6천만달러에 달해 한국·홍콩(중국포함)·싱가포르 등 경쟁국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PCB시장 조사업체로 특히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정보력이 강한 NTI도지난해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대만 PCB업계 총 생산액이 97년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20억달러를 돌파하고 오는 2000년에는 25억2천만달러를 기록, 세계시장 점유율이 7.7%대로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했다.
전방 산업인 세트 자체가 컴퓨터 위주로 구성된 탓에 대만 PCB산업은 철저히 양면과 MLB로 구성돼 있다. 다만 원판(CCL)은 장춘과 이터널 등의 주도아래 단면 PCB용 페이퍼 페놀원판을 대량 생산, 동남아시아와 광활한 중국시장을 공략하며 일본과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대만은 세계 마더보드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이점을 바탕으로 MLB 특히, 4층 PCB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94년 대만의 24개 주요 MLB업체들의 총 생산량은 3백96만장(평방피트 기준)이었는데 지난해는 5백26만장으로 무려 33%가 늘어났으며 올해는 이보다 19%가 증가, 6백24만장에 달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만도 한국처럼 고밀도 초박판 PCB에 대한 관심과 실질생산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물론 아직 마더보드와 주변기기용 4층 이하의 저층 MLB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노트북PC 등 휴대형 PC와 통신기기시장의 부상으로 박판·다층PCB 부문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내수시장과 상대적으로 잘 닦여진 후방 산업을 기반으로대만의 PCB업계는 최근 대대적인 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다. 컴팩·난야·타이홍·우수 등 주요 선발업체들은 이에 따라 최근 몇 년사이 평균 20~30%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월드와이저·골드써키트·유니텍 등 일부업체는 40% 이상의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별표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 PCB산업은 여전히 지나치게 PC중심의 생산구조와다분히 내수(로컬 포함) 지향적인 마케팅 구조, 그리고 전후방 산업의 불균형적인 발달 등의 이유로 인해 명실상부한 아시아 2위의 PCB 생산국으로 자리를 굳히기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중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