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PCB원판 쌍두마차 `두산·코오롱` 희비 교차

국내 양대 PCB원판(동박적층판:CCL)업체로 재계 라이벌인 두산그룹과코오롱그룹의 계열사인 두산전자(대표 이정훈)와 코오롱전자(대표 이법훈)가최근 내·외부적으로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주목된다.

세계적인 CCL메이커로서 지난 20년간 국내 CCL산업은 물론 PCB산업까지 좌우할만한 위세를 누렸던 두산전자는 최근 대주주이자 두산그룹의주력기업인 OB맥주가 경쟁 주류업체들과의 잇단 불협화음으로 궁지에 내몰리는 상황과 맞물려 침체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두산전자는 지난 91년 대구페놀사건으로 물러난 이법훈 공장장(現 코오롱전자 대표) 후임으로 영업을 총괄해온 동양맥주 출신의 이영표 대표이사 전무를 예고도 없이 두산개발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발령내고 경리·구매·충무담당이사인 김종철 이사를 대표로 내정했다. 李전무는 외견상으로는 승진이지만 두산전자가 지난해 매출 1천7백억원대에 1백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는등 실적이 계속 호전되고 있는 두산그룹의 몇 안되는 「효자업체」란 점에서의외의 인사로 간주되고 있다. 이에따라 영업체계도 실질적으로 김종철 이사(국내)와 김계동 이사(해외) 등 이사급으로 하향조정되는 등 침체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수년전 회사 존폐위기에 까지 몰리는 등 고전했던 코오롱전자는최근 그룹의 3세 경영체제 도입에 따른 전반적인 분위기 쇄신과 지난해 사상첫 흑자시현이라는 호재를 바탕으로 그룹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약속까지 받아내며 내외적으로 모처럼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은 특히 나공묵전임 사장이 그룹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김에따라 두산전자에서 영입한 이법훈부사장을 최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격, 경영전반을 도맡게하고 공격적 영업에 나서는 등 두산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두 회사의 이같은 상반된 분위기는 영업으로 이어져 일선 PCB업계에서코오롱 원판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천공장의페놀원판 설비증설과 함께 「두산 따라잡기」에 착수한 코오롱은 대형 단면PCB업체를 중심으로 공급량을 확대, 시장점유율을 20%에서 35%로 높여가고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도 양적·질적인 면에서 두산과 코오롱과의 격차는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코오롱의 맹추격 및 PCB업계의 원판공급선 다변화전략과 맞물려 두산의 20년 아성이 최근 흔들리고 있는 것만은분명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