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관계부처간의 견해차로 수년간 지연돼온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증설 문제가 관련법규의 개정작업으로 해결될 전망이다.
29일 반도체산업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공장 신·증설에 이견을 보여온 통산부와 건교부 등 유관부처는 최근 열린 경제차관회의에서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에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산업정책상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 성장관리권역에 공업지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문구를 삽입, 그간 공장신증설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성장관리권역내의 공장 신·증설억제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수도권정비계획법상의 공업지역 지정요건은 △과밀억제지역으로부터이전하는 공장 등의 계획적 유치를 위한 지역 △개발수준이 현저히 낮은 지역으로서 주민소득 증대에 필요한 지역 △공장이 밀집된 지역의 재정비를위해 필요한 지역에 한해 지정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사실상 기흥공장의 신증설은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중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이 장관회의, 국무회의 등에서 통과되면 삼성전자는 기존공장 면적의 25% 범위 내에서 인근 토지를 공장부지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통산부는 지난 94년 공업배치법 시행령을 개정해 삼성전자 공장을 포함,일부 대기업 공장들이 기존 면적의 25% 이내에서 증설할 수 있도록 했으나삼성전자의 경우 수도권정비법에 저촉돼 어려움을 겪어왔다.
삼성전자는 이번 관련법규개정으로 증설이 가능할 경우 기존의 공장용지면적 26만7천평을 35만7천평으로, 공장건축면적을 9만8천평에서 12만1천평으로늘려 증설공장에는 64M 및 2백56MD램 양산라인 2개와 LCD 생산라인 2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업계는 이번 기흥공장 증설문제가 해결될 경우 현재 공장부지문제로생산능력확대에 애로를 겪고 있는 현대전자·LG반도체는 물론 반도체 일관가공사업 신규참여를 추진하는 아남산업 등의 공장 신·증설문제 해결에도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업체들의 공장 신증설문제는 그동안 반도체업계의 부지확보를 지원하려는 통산부와, 수도권 인구집중을 억제하려는 건교부, 환경오염에 민감한환경부 간 이견이 커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왔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