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환경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상상을 넘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혁신탓이다. 첨단매체가 「네트워크는 곧 컴퓨터」라는 기본요건을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도 기술융합의 진전으로 이해될 수 있다.
앤터니 스미스는 그의 저서 「굿바이 구텐베르크:1980년대의 신문혁명」에서 인쇄·방송·전신, 그리고 컴퓨터를 결합한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을 예언한 바 있다. 「지식상자」라 명명된 이 미디어는 요즈음 각광받고 있는 멀티미디어에 해당한다. 뉴미디어일수록 더욱 상호작용적(interactive)이다.
상호작용적인 미디어의 출현은 인간의 생활관을 크게 바꾸어 놓고 있다.
인간의 공간적·시간적 제한 축소와 인지영역 확장은 삶의 질이 그만큼 향상됨을 의미한다.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조로 생활의 풍요(Riches), 정신적 성숙(Ripeness), 시간적 여유(Rest)의 3R가 꼽히고 있다. 삐삐·인터네트 등 문명의 이기를 효과적으로 향유하는 신세대들의 선택에서 가까운 미래의 변화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94년 12월 23일 정부조직 개편으로 신설된 정보통신부는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21세기 新사회 패러다임을 구현하는 시나리오를 짜 계속해서 크랭크인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통부의 위상이 체신부 시절과 크게 달라진 느낌이다. 말이 말로서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정통부의 조직개편이 그 일단이다.
정부는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실에 1∼2급짜리 정보통신비서관을 두고 정보통신부의 초고속정보통신기획단을 확대개편해 정보화기획실(실장1급)을 설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정보통신정책의 종합조정기능을 강화하기 위한조치이다. 행정부 내에서 말발이 먹히지 않는 부처위상으로는 복잡미묘한 국가·사회적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우선순위에서 크게 밀리는 예산배정으로는 「무한기술경쟁시대」를 헤쳐나갈 수 없다. 내용에 걸맞은 형식을갖춰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전 지구적 정보화의 물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것이다.
앞으로는 정부의 정보화정책이 부처이기주의나 주도권다툼에 휘말려 무산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