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달라지는 기업매수

金光泰 퓨처시스템 사장

기업들의 매수합병이 요즘 한창이다. 최근엔 세계 제2의 자동차 회사인 미국의 포드가 일본 자동차 업계 4위 기업인 마쓰다를 인수했다. 미국의 유명한 시장조사회사는 2000년대에는 현재 30여개 이상인 자동차회사가 10개로통폐합된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아 충격을 준 바 있다. 그만큼 시장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이야기다.

최고 경영권을 자국인이 아닌 미국기업에 넘겨준 마쓰다의 선택은 결국 시장경쟁에서 낙오한데 따른 어쩔 수 없는 조치였을 것이다. 반면 포드의 입장에서는 마쓰다라는 경쟁사 하나를 없앴을 뿐 아니라 다른 경쟁사들에 대한제품전략에 상당한 융통성을 갖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기업이 기업을 매수하는 목적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인수할 대상 기업의 경영자 의지와 무관하게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매집하는 경우가 있다.

주식시장에서 일정한 비율 이상 주식을 사모으면 최대 주주가 돼 대상 기업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화제가 된 지방 소주3사의맥주회사 주식 매집은 기업 인수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영권에 간섭하기 위한고도의 전략이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기업매수의 두번째 목적으로는 부족한 기술의 확보나 조직 확장 차원보다는 기업이미지를 쇄신해 보겠다는 의지를 들 수 있다.

최근 국내 정보통신 분야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기업매수는 거의 이부류에 속한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 경우 공통점은 기업매수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소비재산업 분야에서 성장한 신흥 재벌 그룹사들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재벌사들이 기업 사냥감으로 손을 뻗치는 것이 바로 중소기업이다. 자본투자 기간 없이 곧바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에는힘없는 중소기업들이 안성마춤이기 때문이다.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도이같은 신흥재벌그룹사의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기업매수의 세번째 목적으로는 부족한 기술이나 조직의 한계를 메꾸기 위한 것이 있다. 이렇게 해서 성장한 정보통신 분야 기업으로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표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 전체보다는 특정 사업조직만을 인수해서 자사 조직에 편입시키는데 대단한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이든 기업이나 조직을 매수당하는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약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애당초부터 다른 입장에서 접근한 그룹사 경영자들과 매수된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생각이 일치될 리 만무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매수기업은 매수된 기업에서 불필요하게 여겨지는 부문 즉 오버헤드는 떼어내 버리는 것이 당연한 과정 것으로 여겨지는 세태이다. 결국은 사람은 다 겨나고 기술만 취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하물며 그 매수당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이라는 점에서 보면 억울함은 더할 것이다.

요즘은 이런 생리를 미리 알아 차리는 중소기업들이 늘어 대기업들이 기업매수 합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바꿔 말하면 기업사냥군들에게 오히려 미끼를 던지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노하우가 생긴 것인지 아니면 대기업들의 기업사냥이 꼬리가 긴 것인지좀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