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여를 끌어오던 96 행정전산망(행망) 펜티엄PC 납품업체 적격심사결과가 최근 발표됨에 따라 PC업계에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이번 적격심사를 통해 납품업체로 최종선정된 PC메이커들은 갈수록 늘고있는 공공기관전산화에 필요한 PC를 공급할 수 있는 교두보를 구축, PC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반면 탈락업체들로서는 상대적으로 사업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행망사업은 수요 자체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지난해 이 분야의 대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공급권을 따낸 삼보컴퓨터 외에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공급권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기때문에 그 어느 해보다도 PC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모아왔다.
그러나 이번 적격심사 결과 지난달 12일에 실시된 공개입찰에서 선정된 대부분의 기업들이 탈락하고 4순위나 5순위, 6순위에 뒤쳐져 있던 기업들이 대거 선정돼 적격심사기준에 대한 시비 또한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적격심사 결과 올해 행망용 펜티엄PC공급업체로 선정된 기업들은 뉴멕스(5분류), 삼성전자(6분류), 삼보컴퓨터(7, 8분류), 성원정보기술(9분류), 선두시스템(10분류) 등 5개업체.
이중 지난달 12일에 실시된 공개입찰에서 낙찰된 업체는 성원정보기술(당시 1분류) 한개 업체이며 세진컴퓨터(6, 7분류), 썬택(8분류), 서로컴퓨터(9분류), 세지컴퓨터(10분류) 등은 모두 탈락했다.
그러나 이변으로 볼 수 있는 이같은 결과는 적격심사 이전부터 끊임없이흘러 나왔으며 행망PC 조달을 주관하고 있는 조달청의 의도대로 6개분류중대기업이 3개분류, 나머지 3개분류가 중소기업의 몫으로 조정될 것이라는 설이 거의 그대로 적중된 셈이다.
조달청은 지난달 공개입찰을 실시하면서 구매현황 및 생산업체현황을 고려해 펜티엄PC의 경우 올해 납품예상수량인 4만5천대를 1만3천대씩 3개분류(대기업), 2천대씩 3개분류(중소기업) 등 총 6개분류로 구분, 입찰을 진행했다.
조달청은 이같은 구도를 유도하기 위해 대기업 위주의 3개분류와 중소기업위주의 3개분류에 대해서는 각각의 적격심사기준을 마련했으며 따라서 지난달 입찰결과 낙찰된 3개 중소기업들이 적격심사과정을 통해 탈락될 것이라는것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사실 이같은 복잡한 구도로 인해 그동안 입찰에 참가한 업체들은 조달청의적격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각 분류별 매트릭스를 작성해 자사보다 순위가 앞선 업체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평가작업을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기업 로비 및 상대업체에 대한 흠집내기 등 좋지 않은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어쨌든 이번 펜티엄PC공급업체가 최종결정 됨에 따라 조달청은 펜티엄PC를비롯해 지난달 입찰에서 낙찰된 486 및 노트북PC 공급업체들과 30일부터 공급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펜티엄PC로 인해 지연돼왔던 올해 행망용 PC의 납품은 다음달 중순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해 행망PC 공급업체 선정과정에서 탈락한 업체들은 물론 선정업체들 모두 이번 선정과정에 심한 반발을 보이고 있어 이에따른 후유증이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공개입찰에서는 선정됐으나 적격심사과정에서 탈락한 중소기업들이심사기준에 대한 정확한 자료요구및 「공개입찰제도의 무용론」을 잇따라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