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존 페리 미 스탠퍼드대 석좌교수

미국 스탠퍼드대학 철학과 석좌교수이자 동대학 언어정보연구소장인 존 페리 교수가 LG전자 초청으로 방한, 지난 30일 프레스센터에서 「인조공간(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정보인」이란 주제로 특별강연회를 가졌다.

페리 교수는 컴퓨터와 인터네트가 창출하고 있는 새로운 공간을 「인조공간」으로, 그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인류를 각각 「정보인」으로 규정하고그것들의 미래상과 문제점을 인문과학자의 시각에서 예리하게 지적했다.

―인조공간과 정보인의 의미는 무엇인가.

▲과학기술 역사는 인간에게 지속적인 공간의 확대를 가져왔다. 지금까지의 공간이 물리적·사회적·심리적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면 인조공간은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이 창출한 지리적·물리적 공간을 넘어선 제3공간이다.

정보인은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통해 의지와 목표를 구현하는 신인류이다.

―컴퓨터의 대리인화(Agentization)를 언급했는데.

▲인조공간 속에서 인간은 컴퓨터와 인터네트를 통해 자기의지를 실현하게되는데 그 과정에서 고도의 인공지능을 갖춘 컴퓨터는 마치 인간의 대리인역할을 하게 되고 인간과 거의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모든 기술혁명이 사회·문화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조공간이 가져올 수있는 변화는 무엇인가.

▲조직과 사회전반에 의사전달 방식 및 권력행사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가져올 수 있다. 내성적이고 권위에 약한 사람도 대면방식이 아닌 통신을 통해선 자기의견을 충분히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으며 장애인들도 정상인들과동등한 조건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시범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화상회의는 이러한 가능성을 연구할 수 있는 대한 좋은 사례이다.

―인터네트 등 미래 정보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

▲정보의 빈부격차 등 여러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이 사실이다. 따라서 과학기술 그 자체 만큼이나 인간에 대한 이해와 연구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사회과학·인지과학·철학 등 인문과학적 연구가 충분히 뒷받침될 때 인류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조공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