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호출기(삐삐)를 이용해 에어컨 사용을 제어하려는 시도가 벽에 부딪히고 있다.
7일 한국전력및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전력이 여름철 에어컨사용으로 인한 전력과부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에어컨업체및무선호출기업체와 공동으로 「원격제어 에어컨」개발을 시도했으나 사업성과안전성 등 기술적인 문제로 상품화가 지연되고 있다.
원격제어 에어컨개발 구상은 국내에 에어컨이 총 90여만대가 보급된 지난94년 7월중 전력예비율이 2.8% 대로 떨어지자 한전이 그 원인의 하나로 집중적인 에어컨사용을 지적하고 연례적인 전력비상사태를 예방한다는 취지로 「직접부하제어방식」을 시도하면서 추진되었다.
한전은 이를 구체화하기 지난해 LG전자·삼성전자 및 경원세기등 에어컨생산업체와 스탠다드텔레콤 등 무선호출기업체에 제품개발을 의뢰하고 판매지원금 보조, 전력요금할인등 보급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이론적으로 전력분산 효과를 예상할 수 있는데도 에어컨사용을 한전에서 임의로 단속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과연 소비자들이 얼마나 이 제품을 구입할 것인가하는 사업성에 대한 의구심과 안전과 관련된 기술적인 신뢰성문제가 제기되어 개발작업이 전혀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LG전자 허인구 에어컨상품기획팀장은 『판매 보조금등 한전이 제안한 인센티브도 에어컨에 원격제어장치을 결합하는데 따른 제조원가상승으로 인해효과가 상쇄되어 관련업체들에 적극적인 참여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원격제어 에어컨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한전 수요개발부 조중삼과장은『상품성에 대한 업체들의 부정적인 반응과 내부문제등으로 사실상 원격제어에어컨개발작업이 보류된 상태라고 말하고 최근 한국전력연구원이 가전업체와공동으로 시제품을 개발했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