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글과컴퓨터 상무이사 박순백
소프트웨어 산업의 종주국은 미국이며, 미국은 현재 운영체제등 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의외로 고전하고 있는 곳이 동아시아권이며, 특히 우리 나라와 일본에서는 이런 현상이 두드러 지고 있다. 현재한국에 진출한 마이크로소프트(MS)·노벨·로터스 등은 데스크톱용 및 네트워크운영체제·컴퓨터언어 등에서만 강세를 보일 뿐 한글 워드프로세서(WP)·통신용 에뮬레이터·그룹웨어 분야에서는 이들이 많은 고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다른 소프트웨어들은 영 문판을 직접 사용하거나메뉴와 한글 입력 등 기본적인 한글화만으로도 경쟁력을 지니지만 한글WP등은 한국의 문화와 정서에 맞지 않으면 사용자들이 외면하기 때문이다.
한글WP의 경우 아무리 뛰어난 영문 소프트웨어가 한글화되었다 하더라도만족한 한글 처리에는 많은 무리가 있고, 토종 제품을 당하기 힘들다. 1바이트 체계를 2바이트 처리체계로 바꿔야 하고 영문에 국한된 기능 대신 한글자연어 처리 기법에 의한 인공지능적인 문서 처리 기능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을 따질 때 미국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이찌타로」가,한국에서는 「한글」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아무리 미국의 기술이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당사국의 토양에서 숨쉬며 살아온 프로그래머들의 문화 감각을 당할 수 없음을 증명해 주고 있는것이다.
WP가 프론트 엔드가 되는 그룹웨어 분야에서도 전자우편 기능 위주의 미국 제품과 달리 전자결재 위주의 우리 기업 풍토를 고려해서 만든 국산이 선호되고 있다. 누누이 강조되어 왔듯이, 소프트웨어들은 제품의 종류에 관계없이 신토불이 제품이라야 만 경쟁력을 가질수 있다는 것이 다시 증명되고있는 셈이다.
하지만 아무리 신토불이 제품이라고 할 지라도 인터네트로 대변되는 정보의 세계화 추세를 거스를 때는 살아남기 힘들다. 현재는 어떤 소프트웨어라고 할지라도 인터네트 연동을 무시한 제품은 경쟁력을 잃게 마련이다. 인터네트와 함께 급격히 변화·발전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술 정보의 습득 및적응도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라 하겠다.
특히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WP 하나에 모든 기능을 부가하여 마치 이를 통합 소프트웨어처럼 만드는 경쟁을 해 온 감이 없지않은데 , 국제경쟁시대에 있어서 이제는 우리 나라 업체 들끼리의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한상호 경쟁력 강화가 요청되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할 것이다. 각 회사의 특장점있는 기능을 「OCX」 등으로 컴포넌트화 하여 각기 자체의 기존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자원 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자세가 필요하다. 필수적인 부가 기능을 전략적인 상호 협력을 통해서 타사에 제공함으로써 쓸모없는 이중 개발의 자원 낭비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자사 WP의경쟁력과 동시에 국산 한글WP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밀려 들어오는 미국 제품들의 공세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