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선정성, 10대만을 위한 가요 등은 한국음악의 세계화를 위한 걸림돌이다. 이러한 현상은 유행에 민감한 10대 위주의 음악을 통해 「표절이더라도 일단 많이 팔고보자」는 식으로 단기에 승부하려는 국내 음악계의 고질병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세계 음악시장을 향한 관련 산업인들의 마인드전환을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룰라 및 서태지와 아이들과 같은 대형그룹이 표절시비에 휘말려 활동을 중단하기에 이르렀으며 최근에는 DJ DOC의 신곡이 가사의 선정성으로 제재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보다는 가수들에 개인적으로 집착하는10대들의 감성이 이들의 음반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 버렸다.
이처럼 최근의 전세계 대중음악계가 음반발매의 국제화로 인해 공간에 관계없이 거의 같은 시간에 인기여부가 결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발매되는 음반들은 어설픈 복제·표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음악산업이 국내 아티스트들의 향상된 음악적 능력을 제대로포용해내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며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가요시장의 경우 출혈경쟁을 유도하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속화되는 외국음반의 한국진출은 국내 가요시장의 한계시점을더욱 앞당기고 있어 해외를 향한 새로운 시장개척이 당면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박진영·블랙신드롬 등이 해외진출의 선봉장으로 성과를 거두고는 있지만 산업적인 차원에서의 움직임은 미미하다. 언어장애, 한국적 장르의 세계화 결여 등이 국내 음악산업계를 움츠러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규로 음반산업에 뛰어든 몇몇 대기업들이 안정된 자금력과 영업력을 무기로 구태의연한 발상에서 벗어나 국내시장 활성화 및 해외시장 개척에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어 업계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대기업들도 사업초기에는 중소기업 고유업종이랄 수 있는 음반산업에진출해 단기승부에 집착하는 모습을 답습함으로써 기존 음반사들을 도산케할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으나 결국엔 시장 활성화의 새로운 자극체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기존 업체들의 살아남기 위한 노력과 신규진출한 대기업들이 적자를 감수하고 국악 및 클래식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등의 시도들이 음반산업을 살찌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음반사들이 해외공연의 활성화, 홍보강화, 고유 레이블 창조 등을 통해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작업들을 본격화하고 있어 한국 음반시장이 새로운 질서를 정착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