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컴퓨터의 보급이 급속히 늘고 각종 전자제품이 일상용품으로 보편화됨에 따라 이들 전자제품에서 발생하는 유해 전자파가 국민건강을해치는 새로운 위해요소로 등장하고 있어 유해 전자파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세계 각국은 전자제품에서 발생하는 유해 전자파를 이미 오래 전부터 사회적인 문제로 다루고 유해 전자파에 대한 안전기준치를 제정하고 있다. 미국등 대부분의 국가는 스웨덴정부가 규정하고 있는 2.5밀리가우스(mG)를 안전기준치로 삼고 있으며 유해전자파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안전수칙을발표, 전자제품 사용자들이 스스로 전자파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것을 권장하는 등 그 피해를 극소화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美 노동부는 컴퓨터 사용시 전자파는 전후좌우에서 나오므로 각 방향에서1m 이상 떨어질 것 컴퓨터 사용 2시간마다 15분씩 휴식을 취할 것 침실 등에는 TV·컴퓨터·전자시계 등의 전자파 발생제품을 두지 말 것 사무실에는 전자파 발생기기에 전자파 노출량 표시표를 부착할 것 임산부에게 컴퓨터나 전자파 발생기기 등의 사용을 거부할 권리를 부여할 것 컴퓨터 전자파 차단제품 사용을 권장할 것 등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치침을 발표했다.
이처럼 세계각국이 전자파에 대한 안전기준 강화 등 대책마련을 서두르는것은 전자파가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백혈병과 뇌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지적되고, 특히 전자파에 노출된 임산부들이 사산하거나 기형아를 출산하는등의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무실에서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할 경우 눈의 피로, 목결림 증상, 근육통증 등 이른바 영상단말기(VDT) 증후군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등 전자파에 의한 폐해가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VDT증후군 환자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최근 한국통신 전주번호안내국에서 114 교환업무를 담당하는 교환원 19명이 VDT 증후군증상을 보여 통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부산에서도 이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집단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의회의 기술사무국과 美 행정부 환경보호국의 전자파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는 전자파의 폐해가 얼마나 심한지를 극명하게 나타나 있다. 이들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파는 세포벽과 상호작용을 통해 세포 내부간 정보교환에 혼란을 줌으로써 사산·유산을 유발하며, 칼슘의 이동에 방해를 줘 암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또 동물 실험을 통해 생식활동과 유전자에 영향을 미쳐 태아에서 기형이발생한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생체리듬에도 영향을 줘 만성우울증을 초래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국내 학계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전자제품중 전자파를 가장 많이 방출하는제품은 진공청소기와 믹서로 나타나 이를 주로 사용하는 가정주부들이 전자파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전기면도기·컴퓨터·헤어드라이어·전기담요·송전탑·TV 순으로 전자파가 방출돼 가정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전자제품이 전자파 발생의 근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최근 보건복지부는 컴퓨터나 TV를 사용할 경우 전자파 노출방지지침으로 컴퓨터나 TV는 60㎝이상 거리를 두고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을때는플러그를 뽑아둘 것 등을 권고하고 있다.
관련업계 및 학계에서는 우리 정부가 뒤늦게 나마 전자파 노출방지 지침을발표하고 대국민 홍보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도 『여전히미흡한 게 많다』며 『지침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전자파 방지기기 개발 지원, 안전기준치 재정 등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