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외국영화·비디오 직배사에서 최근 광고대행사 출신 인력들
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폭스·CIC·월트디즈니·컬럼비아 등 영화·비디오분야 외국 메이저업체들
은 제일기획·오리콤·대홍기획 등 광고대행사로부터 과장급 이상의 마케팅
매니저를 경쟁적으로 스카우트하는가 하면, 광고사 출신은 아니지만 TV광고
모델로 심심찮게 얼굴을 내미는 다재다능한 간부급 사원들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광고사에서 대부분 광고기획자(AE)로 일하면서 CF히트작을
만들어냈던 이들 매니저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비디오분야에서도
이색시사회·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과 함께 참신한 마케팅전략을 구사하
면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때문인 듯.
CIC의 문유숙 이사(43)는 국내 광고계의 여성 AE 1세대. 서울대 73학번으
로 오리콤에서 10년간 경력을 쌓은 후 미국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에서 마
케팅을 공부하고 귀국해 지난 92년 1월 CIC에 입사했다.
AE로 재직당시 존슨앤존슨 등 히트광고 기획자로 이름을 날리기도 한 그는
영화가 더 좋아서 비디오 마케팅을 선택한 필름마니아다. 설문조사 등 구체
적인 데이터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과학적인 마케팅 매니저라는 평을 듣
고 있다.
폭스의 이주성 부장(37)과 월트디즈니의 안홍주 부장도 광고대행사 출신이
다. 일본 와세다대학원에서 마케팅을 공부한 후 대홍기획을 거쳐 지난 93년
3월 폭스로 자리를 옮긴 이주성 부장은 현재 극영화 셀스루(소비자직접판매)
와 현대 클래식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대홍기획 시절 펩시콜라 CF를
통해 코리아나그룹을 TV광고에 처음으로 등장시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안홍주 부장은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해 셀스루시
장을 개척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84년부터 10년간 제일기획·리오버넷 등
광고대행사에서 AE로 10년 경력을 쌓은 그는 마케팅의 A부터 Z까지 실수가
없는 철두철미한 상사라는 것이 부하직원들의 평이다.
전·현직 광고모델 마케팅 매니저로는 우선 컬롬비아의 주종휘 실장(35)을
꼽을 수 있다.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CF모
델 겸 영화배우인 그는 넉넉한 몸매 덕분에 TV프로그램 「육체와의 전쟁」에
서 공개 다이어트를 했는가 하면 롯데리아·롯데햄·비락식혜·네스티 등 주
로 먹는 광고에서 출연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개봉을 앞둔 영화 「코르셋」
에서는 양희경의 남편으로 비중있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대홍기획 재직당시 복사기를 비롯해 롯데그룹 인쇄매체 광고모델로 나서기
도 했던 CIC의 방상호 과장은 비디오 담당기자들 사이에 인상 좋기로 소문난
마케팅맨. 나산그룹 NABS의 기획팀장을 거쳐 지난 95년 12월 CIC에 합류했
다.
한양대 행정학과 재학중 우연히 오리콤의 CF감독 눈에 띄어 코카콜라 모델
로 활약했던 월트디즈니의 김창곤 부장(39)은 비디오업계의 「굿 루킹 가이
」로 유명하다. 축제형식의 이벤트와 조인트 프로모션에 아이디어가 뛰어나
며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면서도 프로근성을 잃지 않는 매니저라는 것이
주변의 평이다.
<이선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