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한국종합전시장(KOEX) 3층 대서양관에서 열린 PCB 및 전자부
품 생산기자재展 「제12회 네프콘코리아」가 3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11
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최근 국내 전자산업의 조정국면에 따른 전자부품 산업의 경기위축 등으로
분위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이번 「네프콘코리아」는 비교
적 많은 관람객들이 참여해 뜻밖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주최측인 경연점람이 전문 전시회로의 탈바꿈을 위해 2천원
의 입장료를 부과하는 등 일반인 참관을 억제(?)했음에도 불구, 전년보다 다
소 많은 1만2천여명이 전시회를 찾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정 기간 테스트를 거친뒤 구매하는 전자부품 제조장비의 특성상 전시회
기간 중에 이루어진 실질 구매건수는 생각만큼 많지 않았으나 참여업체 및
주최측은 비교적 낙관적인 구매상담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네프콘코리아의 가장 큰 특징은 94년 이래 계속돼온 반도체 관련 장
비업계의 대거 이탈로 비록 전시회의 위상은 많이 약해졌지만 칩마운터를 비
롯, 표면실장부품(SMD) 관련 장비가 대거 출품돼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는 점이다.
삼성항공을 필두로 대우중공업·LG산전 등 국내 칩마운터 3사와 야마하·
주키·덴류·카시오 등 일본 주요업체, 그리고 지멘스(獨)·유로플레이서
(佛)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각각 대형부스를 마련하고 다양한 기종을 출품하
는 한편 이례적으로 전문 내레이터까지 동원, 판촉에 열을 올리면서 원성과
주목을 동시에 받기도 했다.
칩마운터 부문에선 특히 기존의 고가·대형 로터리 타입 칩마운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탁월하며 비전처리에 의한 정밀 센터링(중심잡기)이 가능한 X-
Y축 타입의 중·소형 기종이 눈에 띄게 늘어 뚜렷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삼성항공은 올초 일본네프콘 전시회에 출품, 주목을 받은 세계 최고
속을 실현한 장착속도 0.15초대의 신제품 「CP30V」를 내놓아 높은 관심을
모았고, 대우중공업은 소형기종 신제품 시리즈를 대거 선보였다. 반면 LG산
전은 별도의 자체 모델없이 협력사인 일본주키 모델을 전시하는 데 그쳤다.
명실공히 PCB장비전으로 불릴만큼 그동안 네프콘 전시회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던 PCB부문에서도 도금두께 측정기·AOI·솔더링 및 디솔더링 머신·P
CB조립 검사기·WET장비·라미네이터·노광기·케미컬류·클린머신·스크린
인쇄기 등 다양한 관련 제품이 선을 보였으나 특별히 눈에 띄는 신제품은 많
지 않았다는 게 관람객들의 한결같은 평가.
특히 실질적으로 PCB장비를 제조하는 국내업체들은 영화OTS·백두기업·미
농상사·한일엔지너어링·한국태양잉크 등 손에 꼽을 정도였던데 반해 외산
장비 공급업체들의 참여는 크게 늘어나 국내 PCB장비 산업의 위축과 PCB산업
의 인프라 취약성을 느끼게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노광기 업체인 영화OTS가 국내 처음으로 자체 개발, 출품한 자동커팅
라미네이터와 드라이필름을 대체할 새로운 개념의 이미지형성 공법으로 한국
태양잉크가 국내 첫선을 보인 PER(포토에칭 레즈스트)장비 등은 국내 PCB업
계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을 유도했다.
이번 네프콘코리아는 국내 전자부품 관련 장비제조 업체들의 참여가 부진
했고 별다른 신제품이 많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지만, 반도체-PCB에 이어 SMD
장비가 향후 주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중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