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전자산업 통계

鄭津澤 한국몰렉스(주) 사장

최근 여러 경제조사 및 연구기관·단체 또는 민간기업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이제 곧 21세기에 들어서면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규모가 세계 3위수준에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전망을 갖게하는 구체적인 근거자료나 이를 계량화한 객관적인통계자료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전자산업은 이른바 세트업체의 완제품 조립분야, 부품생산분야 및 부품가공분야 등 3개 분야로 구성되며 전자산업의 성장과 발전은 이들 3분야간의 유기적인 기능 보완관계를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 3분야에 대한자료의 분석과 계량화된 수치적 뒷받침이 없는 전망은 그 실현성이 매우 불투명하다.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불투명한 전망과 자료를 근거로 기술발전·자원확보및 투자 등 경영계획을 수립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어떠한기업도 신뢰도가 높은 자료나 통계를 갖고 있지 못하면 훌륭한 경영정책 수립이 불가능함은 물론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듯 국내 전자산업의 모든 실체를정확히 가늠하고 예측할 수 있는 정보의 체계적인 확보가 향후 전자산업발전을 위한 기본과제의 하나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 또는 유관기관 및 민간경제연구소 등에서는 한국 전자산업 통계체제를 새로 구축할 수 있는 노력과 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나라 전자산업 통계체계 구축은 대외적인 측면에서 볼 때 개방화시대에 걸맞게 미국·일본 등의 선진 전자산업국의 통계 분류체계에 맞추는 것이중요하다. 제품분류 및 기술용어의 세계공통화는 국내기업들의 해외 마케팅,신기술 도입 및 해외 파트너와의 성공적인 협력관계 유지 등에 필수조건이되기 때문이다.

대내적인 면에서의 전자산업 통계체제 구축은 더욱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특히 전자산업 구성요소 3분야에 관련된 통계자료화와 분석기법을 정비발전시켜야 한다.

현재 이용 가능한 국내 전자산업 관련 자료 및 통계로는 부품 관련분야의세부적인 현황파악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품목들의수출동향 분석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지향하는 전자산업의 월중 생산·매출동향에 관한 기본통계도 한두달이 지나야 자료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통계자료 및 분석의 가치이자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추세분석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통계자료로서의 기능도 상실하고 있다.

전자산업 관련자료 및 통계체제 구축을 중시하는 지원체계가 갖춰져 해당분야의 모든 기업들이 보다 정확한 자료를 필요한 때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것은 곧 우리가 선진 전자산업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됨을뜻한다. 모든 기업이 더욱 합리적인 경영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기초가 닦이는 데다 기업간의 활발한 정보공유로 중복투자나 기확보된 기술투자 등을 피할 수 있는 기본 여건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점은 전자산업 3분야간 기능보완 및 협력관계가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기틀이 된다는 점이다.

세트메이커의 자료나 통계가 신뢰를 얻게 되면 부품분야는 이를 토대로 보다 적극적인 기술 및 투자계획을 장·단기적으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모든 기업들은 그들이 신뢰하는 통계자료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데이터퀘스트」 「플렉인터내셔널」등은 우리에게 좋은 예가아닐 수 없다.

대망의 21세기 전자산업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위한 기본과제로 전자산업관련 통계체계 구축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모든 전자산업인이 열망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정확한 데이터나 통계자료없이 목표의지와 희망적인 경영계획만으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을 헤쳐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