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8배속 CD롬드라이브 가격폭락 여파

8배속 CD롬드라이브 판매가격이 출시 한달만에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소비자 판매가격이 지난달초 22만원에서 10만원 안팍으로 곤두박질쳐 미국 및일본 등 외국의 소비자 판매가격보다 2만원 가량 저렴하게 판매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처럼 8배속 CD롬 드라이브 판매가격이 폭락한 것은 그동안 제품 공급가격이 6배속 제품보다 두배나 비싸 PC생산업체들이 OEM장착을 기피해 물량이 남아돌고 있는 상태에서 동남아 등지에 수출했던 국산품들이 대거 역수입됐기 때문인 것으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가격파괴가 과거 값내리기 경쟁과는 성격이 판이하게다른 점에 주목,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먼저 신제품이 출시된지 불과 한달도 못돼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진 것은그동안 컴퓨터 주변장치업계에 사상 유례가 없었다는 점이다. CD롬 드라이브특성상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갈수록 짧아져 1년이 채 안되는데다 가격도 매년 50%나 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같은 단기간에 국제시세를 밑돌 정도로 폭락했다는 것은 이 분야에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극히 드문 사례라는 것.

이같은 8배속 CD롬 드라이브의 가격폭락은 국산 CD롬 산업의 채산성을크게 악화시켜 세계적인 일류화상품으로 육성시키려는 국산 CD롬업계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 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CD롬드라이브가 채산성을 확보하려면 최소한 6개월이상 15만원선을 유지해야 하고 생산량도 월 30만대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는게 CD롬업계의공통된 견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처음 출시된지 불과 한달만에 가격이 절반이하로 떨어짐으로써 이익은 고사하고 개발비도 보전하지 못할게 분명해국산CD롬 산업을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비정상적인 수익구조는 CD롬업계가 이미 채산성이 없는 8배속 제품을 얼마나 더 생산할 것인지에 관해 논의해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몰아가고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후속제품인 10배속 및 12배속 제품군을 당초 예정보다4∼5개월 이상 앞당겨 출시하는 「후속제품 조기출시론」이 조심스럽게 거론되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태일·LG 등 이미 10배속이나 12배속 CD롬 드라이브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후속제품 출시시기를 내년초에서 올해 8∼9월경으로 앞당길 것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8배속 제품은 제대로 꽃도 피우지 못한채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내몰릴 것이라는게 이번 8배속 제품의 가격폭락을 지켜보고있는 관계자들의 우려섞인 시각이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