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급부족으로 반도체에 못지않은 품귀를 빚었던 세계 브라운관시장이 올 하반기에는 공급과잉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주문량이 생산량의 1.5∼2배에 달했던 컬러TV용 브라운관(CPT)이 올초부터 주문량이 공급량을 밑돌아 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은 수주량과 생산량이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폭발적인 수요증가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과 국내 브라운관업계가 증설경쟁을 벌인데다 올들어 TV와 PC시장이예상보다 침체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관계자들은 CPT는 최대시장인 중국에서조차 현재 1천만개 정도의재고가 누적되고 있으며 생산업체들도 지난해 무재고전략에서 재고량을 점차늘이는 한편 CDT로 라인을 전환하는 등 공급과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밝혔다.
또 수급균형을 이루고 있는 CDT도 지난해 증설했던 생산라인이 올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데다 CPT라인의 CDT라인 전환까지 겹쳐 올 하반기에는 공급과잉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말까지 국내외업계가 신규가동에 들어갈 CDT라인은 총 15여개로 생산량으로는 1억5천만개에서 2억만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공급초과 조짐은 가격에도 반영돼 CPT의 경우 지난해 말보다 중소형제품이 5% 정도, 대형이 10% 가까이 하락했으며 15인치 CDT도 역시 5%가까이 하락했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