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정수기 잘팔린다...업계, 고가품 출시 러시

가전업체의 정수기시장 참여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정수기가격이 고개를숙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정수기시장에 가세한 신규 업체들과 기존업체들의 출시하고 있는 가정용 및 업소용 신제품은 대부분 소비자가격이 1백만∼2백만원대로 고급 가전제품인 냉장고·컬러TV를 능가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올 2월 가정용 냉온정수기 신제품(모델명 WJCHP-7000H)을출시하면서 이 제품의 가격을 무려 2백20만원으로 책정해 고가정책을 강화했다.

올 초부터 정수기사업을 본격화한 솔고는 1백10만원(모델명 세바 1000)대의 가정 및 업소겸용 냉온정수기를, 한외여과막 정수기를 지난달부터 양산하고 있는 안건사도 각각 1백27만원과 1백45만원(자외선 필터 포함)대의 가정용 정수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청호인터내셔널은 정수기에서 냉장고물을 마실 수 있다는 반도체열전소자를 채용한 냉정수기를 1백98만원(모델명 CH-TECH)과 2백42만원(모델명 CH-HITECH)에 판매하고 있고 냉수물탱크가 40ℓ인 대용량 업소용은 무려 3백66만원에 팔리고 있다.

신성CNG도 주력제품인 그린큐정수기(모델명 CQ-201)을 1백48만원에 판매하는 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여전히 고가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정수기전문업체의 관계자들은 『방문판매의 특성상 판매사원들에 대한 확실한 동기부여와 막대한 광고비 등 판촉지원 비용을 고려할 때 소비자가의 50% 이상을 유통마진으로 확보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50만∼60만원대의 보급형 정수기를 내놓고 있는 동양매직·삼성전자관계자들은 『정수기가 건강과 관련된 선입관으로 인해 원가개념이 없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무작정 고가제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정수기전문업체의 고가정책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정상적인 정수기 가격체계의 허점을 꼬집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