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서버 개발도구 공급의 양대 산맥이랄 수 있는 미국의 볼랜드사와 OEC사가 최근 기업통합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관련 소프트웨어 시장 판도변화와 함께 국내 공급조직의 개편이 불가피 해졌다.
지난 16일 양사 공동발표 내용을 보면 이번 기업합병은 상호주식교환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주식평가 비율은 볼랜드사 주식을 기준으로 OEC사 주식이 0.51%였다. 앞으로 일정은 2달 이내에 합동 주주총회를 열고 양사의 통합을 정식 추인하며 내년 5월 이전까지 조직의 완전통합을 이룬다는 것으로 돼있다.합병후 회사명칭은 볼랜드 인터내셔널로 정해졌다. 양사 국내 진출상황을 보면 우선 볼랜드 측은 지난 91년부터 「볼랜드C++」·「델파이」·「패러독스」 등 전 제품을 공급해온 다우기술(대표 김익래)과 총판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또 OEC측에서는 지난해 2월 한미합작 법인 OEC코리아(대표 이덕순)를 출범시키고 「엔테라」시리즈의 마키팅 활동을 벌여 오고 있다.
따라서 볼랜드와 OEC의 합병은 극내에서도 곧바로 다우기술과 OEC코리아의 조직 재편이라는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업계 및 고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품공급 측면에서 보면 이번 합병은 「델파이」등 데스크톱기반 클라이언트서버 개발도구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회사(볼랜드)와 「엔테라」시리즈로 엔터프라이즈 기반 3계층 클라이언트서버 구축 도구시장을 죽도하는 회사(OEC)와의 만남으로 표현할수 있다. 이와관련 양사가 추구하는 기술전략은 볼랜드의 경우 데스크톱환경의 업사이징(Upsizing)화 이고 OEC측은엔터프라이즈 환경의 분산/다운사이징(Distributed/Downsizing)화이다.
따라서 이번 통합은 『다운사이징에서 업사이징에 이르는 클라이언트서버분야 제품과 기술의 융합『이라는 성격이어 볼랜드나 OEC 모두 기업확장과 시장 장악력에서 비약적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데스크톱 분야에서 한때 마이크로소프트와 쌍벽을 이룬 볼랜드의 경우 93년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로터스 등과 시장경쟁에서 밀리면서 전임 필립 칸회장이 사임하는등 급격한 몰락의 길을 걸었으나 지난해 발표한 개발도구 「델파이」가 업사이징 선풍을 일으키면서 회생에 성공했다.
반면 지난 93년 설립된 OEC는 「엔테라」시리즈를 통해 「자원과 컴퓨팅파워가 한곳에 집중된 기존 엔터프라이즈환경을 3계층(3Tier)구조로 분산/다운사이징하는 기술 전략을 구사,기업재구축(BPR)혁명의 선두주자로 부상한 회사이다. OEC설립자이자 회장인 존 도노반은 특히 3계층구조 개방형 분산처리시스템 구축 방법론의 창시자로서 명성이 높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볼랜드와 OEC의 통합은 한마디로 『분산/다운사이징 전략과 업사이징 전략의 절묘한 만남』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업사이징을 추구해온 볼랜드 입장에서는 엔터프라이즈 기반의 분산 기술의 보완이 필요했고 분산/다운사이징을 추구해온 OEC는 업사이징 기술의 보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한편 다우기술의 볼랜드총판부문과 OEC코리아의 조직 개편은 당장은 아니겠지만 미국본사의 통합작업이 마무리되는 내년초까지는 그 윤곽이 드러날것으로 보인다.현재로서는 기존 관례상 OEC사의 지분이 투자된 OEC코리아를 중심으로한 통합 개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조직이 통합되더라도 기존 고객지원이나 관리는 당장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점치고 있다.
<서현진기자>